그날 이후로 나는 서울에서 혼자 살기 시작했고, 어쩔 수없이 외로워졌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어떤 사람이 됐을까? 아마도 "너를 안다. 정말 잘 안다. 네가 무슨 속셈으로 그러는지 다 알고 있다. 네가 틀렸다는 것을 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나는 옳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 외로운 밤들을 여러 번 보낸 뒤에야 나는 어떤 사람의 속마음을 안다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하물며 누군가의 인생이 정의로운지 비겁한지, 성공인지 실패인지 말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했다.
- 그저 말할 수만 있다면, 귀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 P45
딴생각에 빠진 아들 앞에서 평생 말해야만 하는 몫의 이야기를 말하기 위해서 말하는 것처럼 말할 때, 부모님은 외롭게 말하고 있는 중이라고.
- 그저 말할 수만 있다면, 귀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