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 인터뷰집
마티포포 지음, 정유미 외 엮음 / 포포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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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제목 부터 나는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한 책!

100명의 엄마가 있다면 100개의 서사가 있습니다.

공감 만개를 날리는 문장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이어가는 워킹맘 10명의 인터뷰를 모은 인터뷰집이다.

평소라면 인터뷰집 안 본다.

하지만, 제목에서 너무도 끌렸고, 읽기 시작하며 몰입해서 읽다가 점심도 놓친,

읽고 난 후 물음표 투성이의 나의 일과 육아에 대한 관점이 조금은 달라지게 한 고마운 책이다.

한 직장 20년, '존버'의 비결

이혜선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저자는 전공 불문 프로그래머를 뽑는 IT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다.

과장 진급까지 아이가 없었지만, 과장 말년 연이은 2번의 출산으로 승진에 밀리기 시작했다.

첫째 10개월 때 둘째 임신을 알았다.

둘째 육아휴직 3개월을 남겨놓고 회사로 복귀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육아대신 일터로...

아이가 둘이 되지 더 이상 부부의 힘으로만 육아가 해결이 되지 않아 시어머니와 합가 후 4년을 함께 했다.

육아 조력자가 있었음에도 출산 이전처럼 일에 몰두하는 '회생회사'의 상황 오지 않았다.

야근이 너무 많아 야근이 없는 조직으로 계속 전환배치를 하고, 그 이후로도 계속 아이를 위해 커리어를 변경했다.


제 양 다리에 모래 주머니가 묶여 있었던 것 같았어요.

모래 주머니가 묶여 있으면 달릴 수 없잖아요.

p.19



먹먹해졌다. 일상에 아무런 변화가 없던 남편은 공감하지 못하는 현실..

나는 일을 다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은 일을 하지 않기에 가정의 모든 일은 나에게 강제로 떠 넘겨지는 현실이 너무 힘들었다.

명절에도 해외에 나가야하는 남편을 대신해 혼자 애 둘을 데리고 시댁에 가서

애 봐줄 사람도 없는데 눈치보면 나는 일해야하는 상황..

남편대신 자식 노릇하고, 일꾼이 되려 결혼한건지..

자신의 집이 왜 불편하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

일을 다시 시작한 지금, 분명한 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지만,

다시 내 일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피곤한 몸으로 새벽에 일어나 아이들 깨워 밥 먹이고 준비시키고

나도 출근 준비하고, 아이들 기관에 보내고 부랴부랴 출근한다.

아이들을 다 내려주고 혼자 일터로 향하는 10분 남짓한 그 시간이 그리도 즐거울 수가 없다.

혼자라는 홀가분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일터로 향하는 시간이 즐겁다.

엄마라는 타이틀은 이해할 수 없지만, 너무도 당연히 그저 받아들이기만 해야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나에게 엄마가 된 경험은, 나를 온통 잃어버리는 희안한 경험이었다.

특히, 주위 스스로를 육아 전문가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 받으며 더욱 나를 잃어버렸다.

일을 다시 시작하며, 실수 투성이인 나를 만나 좌절하기도 하지만,

주도적인 삶을 사는 것 같다.

아이 위주로 흘러가던 나의 시간이,

내 위주로 흘러간다.

혹자는 이런 나에게 '아이들만 고생이지'라고 했다.

왜 죄책감을 부모가 아닌 엄마인 나에게만 씌우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20년 '존버'의 저자는 작년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개학 때문에 육아 휴직을 했다고 한다.

(결국 육아에서 남편은 열외...)

휴직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어 퇴사를 할지도 모른다 저자.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들'에게 회사 다니는게 너무 힘들 때는 쉴 수 있다면 쉬라고 조언한다.

예전과는 다르게 창업, 이직 등 여러 기회가 많고,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지 정하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찾게되고, 계속할 여지가 있는 저자의 앞 날이 빛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5년 공백 딛고 이전 경력 이어나가기

안자영

그로잉맘 육아분석팀장인 저자.

2014년 출산하고 육아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일해야겠다. 다른 곳에 에너지를 쏟아야겠다. 내가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함께 일했던 인연으로 그로잉맘에 합류하게 되었다.

예전 일하던 경험에 아이를 부모에게 또 엄마에게 일임하기보다는 마을이, 사회가 같이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다는 저자.

나는 너무도 공감한다.

얼마전 상담사 채용 공고에 평소보다 3배가 넘는 인원이 지원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 구조가 엄마가 일할 만한 자리가 없어서 더 몰린게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너무도 공감했다.

지난 달에 근무중이었는데 아이에게 열이 나는데 데려가라고 나에게 연락이 왔다.

남편은 본인은 당연히 못오고 시부모님께 연락을 했다고 했다.

결국은 아이 친구 엄마가 도와주었다.

그렇게 매일 매일 아쉬운 소리를 하며 산다.

남편은 전화 한통이면 되는데 나는 매번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지..

저자는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들'에게 너무 혼자 떠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 혼자 부모가 아니기에 남편도 아빠 역할의 의무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작년에 만나 같이 공부한 분들은 모두 육아가 우선인 아줌마들이었다.

가끔 자신을 대신 해줄 누군가가 있기도 했지만, 나 처럼 오롯히 혼자 감당하는 분들도 많았다.

우리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급할 때 애 봐줄 사람이 없어 일을 그만두었다고 했다.

그 와중에도 공부를 하려 모인 사람들이었다.

컴퓨터까지 새로 마련해주며 응원하는 남편도, 나처럼 그거 해서 뭐할거냐고 사기를 꺾는 남편도 있었다.

운좋게 나는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그 분들은 아직도 치열하게 열심히 공부하며,

미래를 도모하고 계신다.

대부분이 자신이 하던 분야가 아닌데도 신기하게도 잘 해낸다.

경험상, 나를 포함한 주위 여러 사람들은 내가 하던 분야와 전혀 다른 일은 쉽게 도전하지 않는다.

더해지는 나이와 함께 불확실 성에 투자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고보니,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용기를 내든, 무모한 도전이든, 시도는 해야 변화를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분들 또한, 곧 좋은 소식을 전할 것이라 믿는다.

책을 펼치며 처음 든 궁금증은

엄마의 이야기일까?

여자의 이야기일까?

였다.

다 읽고 난 지금 엄마, 여자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 말하고 싶다.

다만, 그 인간이 여성이고 엄마의 자리를 함께 지키고자 고군분투했고, 고군분투 중이라는 걸..

쉽지 않을 길을 걸으며, 그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모든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들에게 이 책을 필독서로 권한다.


※도서를 출판사로 부터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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