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청계천에서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잘린 왼쪽 손이 발견됐다."
“당연히 만난 적 있지. 여러 번 만났어. 그런데 아마 넌 기억하지 못할 거야. 왜냐하면 나는 곳곳에 있거든. 나와 같은 사람 말이야. 너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 말이야.”
지난 세월이 한순간 머릿속에서 빠르게 지나갔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무엇부터 바로 잡아야만 하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런 혼란으로 그는 수십 년을 망설이고 있었다. 어떤 일에건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이런 날이 도래한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_p.241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후회와 반성, 참회의 과정 같은 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손을 자른 이유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반장님도 해보세요. 잘라내보면 그 후회나 반성의 존재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없애보면 있었던 게 드러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