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읽는 힘
메르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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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출근길에 경제 뉴스를 듣고 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내가 경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과 세상은 돈 앞에서 냉정하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뭐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그래도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를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꽤 크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경제 지표들이 무엇인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최근 가장 궁금했던 것이 있다면 '금리'였다. 왜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받는 거지? 나에게 금리는 그저 가입한 적금이나 대출의 이자 정도였는데, 기준 금리의 변동은 생각보다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장점이 사라졌다고 판단하면, 한국 주식과 채권을 팔고 그렇게 받은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빠져나갈 수 있다. 한국 국채의 가치가 낮아지면 국채 금리가 올라가고,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회사채 금리 등 시중금리를 낮게 둘 수 없다. 기업대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하며, 2000조 원에 다가서고 있는 가계부채를 건드리기 시작할 것이다."


『1%를 읽는 힘』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스스로 투자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여러 경제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네이버 블로거 경제 분야 1위로 알려져 있지만, 삼성그룹과 GE 등 글로벌 기업과 금융사 4곳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30조 원 이상의 국내외 투자를 검토하고 실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면, 미중 무역 전쟁이 일어났을 때 반도체와 희토류 섹터가 왜 움직이는지, 미국이 왜 탈세계화를 선언했고, 전 세계가 어떻게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테슬라의 전기 충전소인 ‘수퍼차저’를 단순한 전기 충전소가 아니라 에너지 거래소로 만드는 것이다. 오토비더는 테슬라의 전기차를 이동식 ESS로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이다. 신재생에너지나 원전에서 버리는 전기가 발생했을 때 집에 충전기에 꼽아 놓은 테슬라 전기차가 버리는 전기를 충전하고, 자기가 필요한 분량보다 많은 전기가 충전되면 수퍼차저에서 거래하는 것이다. 버리는 전기 5만 원어치를 1만 원에 충전할 수 있다면, 테슬라의 전기차 사용자는 이것을 수퍼차저를 이용해 3만 원에 파는 구조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 Energy Storage System)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최근 테슬라의 실적 발표로 주가가 많이 하락했는데, 그 이유는 테슬라가 저가에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크다. 그러나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를 많이 팔거나 시장을 확보하려는 이유가 아니라, 전기차를 최대한 보급하여 더 많은 전기 충전소와 자율 주행 데이터를 쌓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 이 과정이 당장은 실적을 저조하게 할 수 있지만 미래에 전기차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열풍이었던 2차 전지는 대부분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이었는데, 국내에는 아직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되지 않아 해외 판매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국내에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에는 아직 ESS 시스템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얼마 전 방문한 제주도에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도 많고, 전기차 주유소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전기가 많이 생산되어도 전기가 보관될 곳(대형 배터리 셀)이 없어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면 ESS 시스템 기술을 가진 곳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생각을 했을 때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이 역대 최대 매출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4년 전인가, 바이든 주로 주목받아 매수했던 신재생 에너지 주식 수익률이 -84%를 기록했다. 곧 1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 같다... 막연히 기후 위기이니까 전망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게 문제였다. 여러 경제 흐름과 과거 데이터를 알아야 미래를 준비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수출을 제지하고, 중국은 흑연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윤 대통령은 수많은 기업 총수와 사우디에 방문해 네옴시티 개발 사업에 60조 규모 계약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미래에 로봇이나 AI가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궁금하다. 최근 경제 뉴스를 듣고, 흐름을 알게 되니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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