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너리 푸드 : 오늘도 초록 띵 시리즈 3
한은형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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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채소는 대충 호박, 양파, 버섯 정도이다. 그것도 늙은 호박보다는 애호박을 좋아하고, 아삭한 감이 사라질 만큼 볶아낸 양파나 버섯을 좋아한다. (표고버섯처럼 향이 강한 버섯도 먹지 못한다.) 특히나 내가 제일 먹기 어려워하는 채소는 식감이 '아삭'한 채소인데, 대표적으로 콩나물이다. 다른 채소들은 푹 익히면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는데, 콩나물이나 숙주는 푹푹 익혀도 어느 정도 사각한 식감이 남아있다. 같은 이유로 샐러드처럼 생 야채를 먹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아삭함이 싫다는 것은 뭐, 채소가 다 싫다는 거지.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채소가 먹고 싶다. 그것도 아삭한 채소!


그린 빈스, 가지, 양파, 주키니 호박, 피망, 양송이, 영콘이 넘치도록 들어간 그린 카레를 받아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먹어보지 않아도 이 야채들이 얼마나 아삭거릴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나는 라타투이 같은 일부러 야채를 뭉근하게 해서 먹는 음식이 아니고서야 오래 익힌 야채는 정말이지 끔찍한데, 적절하게 익힌 야채에서는 천상의 맛이 난다고 믿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야채를 '적절'하게 익혔다는 것은 20% 정도 덜 익힌 거다. (p.62)


몇 년 전, 베트남의 달랏이라는 곳에 갔다. 달랏은 베트남 남부의 도시로 고도가 높아 평균 기온이 20도 정도 된다. 무척 쾌적한 날씨로 채소나 과일이 풍성하게 자란다고 하는데, 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생 아보카도와 아티초크를 먹었다. 국내에서도 아보카도를 먹은 적은 있지만, 조금 물큰하고 느끼하다(물기 많은 버터..?)고 생각했는데, 현지에서 맛본 아보카도는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그때 묵었던 호텔에서 조식으로 아보카도를 제공했는데, 아침마다 두세 개는 거뜬히 먹고도 빵에 발라 먹었다. 아직도 그 아보카도가 그리워 달랏을 가고 싶다. 한국에서 파는 아보카도.. 이 맛이 아니라고!


나는 아보카도를 그냥 먹는다. 순수하게 아보카도인 채로. 그게 가장 좋다. 칼질은 최소화하고 어떤 양념도 하지 않고 먹는다. 마치 흰죽을 한 숟가락 떠먹고 쌀의 순수한 맛에 감격하기라도 하듯이 반으로 가른 아보카도를 티스푼으로 파 먹으면서 완전무결한 초록을 느낀다.(p.46)


또 하나는 아티초크인데, 태어나서 이렇게 솔방울(?)처럼 생긴 채소는 처음 봤다. 이름도 아티초크라니. 특히 아티초크 차가 약간 달큼하면서 텁텁한 맛이 나지 않아 좋아했다. 달랏을 떠나는 날, 가방 한가득 아티초크 차를 사서 떠났는데 여행지 내내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 잔씩 타주면서 맛보게 했었다. 지금 검색해보니 생 아티초크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고, 분말 형태만 구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먹어보고 싶었고 궁금했던 음식은 돌마데스 Dolmades였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몇몇 블로그에서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포도잎이라고 하니 와인에 절인 맛이 날 것 같기도 하고. 언젠가 먹어보고 싶은 음식! 그렇다면 그리스에 가봐야 하나.


'Dolmades'라는데, 돌마데스가 뭔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캔을 땄더니 퇴색한 올리브잎 같은 색의 잎사귀에 무언가가 돌돌 말려 있었다. 포도잎 쌈밥이었다. 입술에, 포도잎의 잎맥이 느껴졌다. 잎맥이 꼭 지문같아서, 포도잎이 사람 손바닥 같다고 생각하며 입에 넣었다. 포토잎 쌈밥을 깨물자 안에 있던 쌀과 향신료와 올리브 오일과 레몬즙 같은 게 터지면서 포도잎과 섞였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씹으면서 그것들이 뒤섞이며 불러일으키는 효과에 집중했다. (p.50)


로메인이나 루콜라, 아삭한 양상추를 차가운 물에 씻어낸 후 먹는 싱싱함, 그 맛이 그리워진다. 나 분명 아삭한 채소 싫어하는데. 나도.. #오늘은초록 샐러드 먹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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