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그린 뉴딜 - 2028년 화석연료 문명의 종말, 그리고 지구 생명체를 구하기 위한 대담한 경제 계획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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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 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이번에 출간된 제러미 리프킨의 『글로벌 그린 뉴딜』 마케팅을 준비하면 처음으로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연설 영상을 보게 되었다.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9월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급 수장들에게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책임을 떠넘긴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단 3분짜리 짧은 연설은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던 나에게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실 나는 '이제 봄, 가을이 사라졌네.' 혹은 '겨울이 너무 따뜻하잖아.' 정도의 인식만 있었을 뿐 현재 지구가 직면한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알지 못했다. 지구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도가 올라갔고, 앞으로 0.5도가 더 올라가면 지구 생명체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니. 현재와 같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26년, 당장 8년 후부터 극단적 폭염과 물·식량 부족을 겪게 된다고 한다. 근래 호주와 캘리포니아, 아마존의 대형 산불을 비롯해 자연재해가 빈번해진 것 또한 지구온난화에 기인한 것으로 인류가 지금까지 자연을 제멋대로 이용하고 파괴해 온 대가가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3차 산업혁명』, 『한계비용 제로 사회』 등을 통해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 제러미 리프킨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 혁명 '그린 뉴딜 계획'을 전 세계에 제안했다. 지구온난화 가스 배출에 가장 책임이 있는 ‘4개 주요 부문’이 화석연료 문명에서 분리되어 그린뉴딜의 신흥 재생에너지와 결합하는 것. 이미 경제의 주요 부문들이 빠르게 화석연료에서 이탈해 대체 에너지로 갈아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사업 기회와 고용 또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국가에서 리프킨의 '그린 뉴딜 계획'을 받아들여 정책들을 세워가고 있다.


경제 부흥기였던 1995년에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을 통해 21세기 초에 맞이할 '고용 없는 성장'을 예견했다. 마찬가지로 현재 그가 예견한 '기후 변화'에 따른 미래는 지금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질지 몰라도 곧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모습일지 모른다. 당장 우리 눈앞에는 경제 성장, 취업난과 같은 문제들이 놓여 있다. 뉴스에는 여전히 경제 성장과 사회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 의식이나 정책 수립 촉구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진짜 본질적인 것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의 이익만 바라보고 다음 세대에 책임을 떠넘겨서도 안된다. 실제적인 정책의 일환인 '그린 뉴딜'같은 급진적 생태 전환 플랜이 국내에도 마련되어야 우리도 살고 지구도 살 수 있다.


2010년 개봉했던 영화 '더 로드'의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흙먼지가 시야를 가리고 곳곳에 번지는 불로 인해 잿빛으로 뒤덮여가는 허공을 바라보던 장면. 문득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과 제러미 리프킨의 『글로벌 그린 뉴딜』을 읽고 나니 내가 목격할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엄습한다.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 지금의 삶의 태도 전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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