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괜찮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 - 여행자MAY의 퇴사 후 세계일주
여행자메이 지음 / 더시드컴퍼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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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나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이 길 위의 수많은 꽃을 지나치며 단 한 번도 가까이 다가가서 꽃향기를 맡아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꽃나무를 보면 “예쁘네” 하고 지나칠 뿐, 단 한 번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나의 상사에게 “옆도 살피고, 아래도 내려다보고, 가끔은 뒤도 돌아보고 싶다”고 당당하게 선언하고 떠나온 이 길 위에서 나는 겨우 앞만 보며 걷고 있었던 것이다.

일상에서 늘 그랬듯 말이다. 오늘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이 길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이 향긋한 꽃향기를 맡지 못했을 것이다. _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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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기질이나 성격 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모습들도 꽤 많이 있다. 나는 모험심이 강하고,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즐거워하고, 낯을 가리지 않는 편이고, 계획적인 것을 싫어하고 충동적인 성격이다. 나는 이러한 내 모습을 정말 사랑하는데, 이 모습들은 나도 작가처럼 '도망치듯' 떠났던 그 길 위에 발견했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일상에서는 얼마나 많은 규칙과 계획에 얽매여 있는지, 나는 딱 두 가지, 여행과 독서만큼은 계획이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런 계획 없이, 잔고만큼 버티기’로 시작한 여행자MAY의 여행이 어떤 순간들을 만났을지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게 매여있던 많은 것들을 털어내고나면 그제야 '진짜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배웠던 시간이었다. 40일간 계획없이 떠났던 나의 첫 여행에서.

눈이 아주 많이 내리던 날, 스위스의 기차를 타고가다 아름다운 풍경에 이끌려 무작정 기차에서 내렸던 순간, 내가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정말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 수 없이 눈물이 흐르던 순간이었다. 지금 아름다운 이 순간말고 더 중요한 것이 세상에 어디있을까, 내 인생에서 반짝이던 순간이었다.

내가 사회초년생으로서 더 많은 매출을 내고, 그래서 인정받고, 세상에 꼭 필요한 일원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위해서 얼마나 아둥바둥 했는지, 그 지쳐버린 어깨 뒤로 내가 놓친 진짜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일상이 익숙해진 지금, 하루에 20분만 하늘을 봐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데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삶인가.

하늘 한 번 올려다 보지않고 같은 길을 매일 오가는 지금의 나의 삶은 어떤가. 여전히 삶에서 놓친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 여행에서 배운 '진짜 중요한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그 때처럼 무모하고, 용감하게 모험 할 자신이 없어진 것 같지만, 여전히 그 순간이 그립기는하다. 그 따뜻했던 햇살이 떠올라서, 그 아름다웠던 순간이 떠올라서, 길에서 만난 이가 반가워서 벅찼던 그 순간들이 아직 내 안에 있기 때문에.

'때때로 괜찮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
이 말은 결국 삶의 무수한 길을 걸으며 나 자신을 알아가고, 사랑하게 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꼭 여행을 가야만 자신을 알 수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지금'에서 조금 고개를 돌려서 누군가의 도전어린 여행을 본다면 잠깐은 내가 진짜 '행복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모두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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