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의 식탁 오늘의 젊은 작가 19
구병모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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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출생률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이다. 근본적인 대책 수립은커녕 ‘대한민국출산지도(가임기여성지도)’가 등장하는 현실, 이곳에 세 자녀를 갖는 조건으로 입주가 허용되는 공동 주택이 추진된다.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기반 시설이 갖춰지기 전인 경기도 외곽 지역, ‘꿈미래실험공동주택’에 네 부부가 이웃이 된다. 요진과 은오, 단희와 재강, 효내와 상낙, 교원과 여산 그리고 그들의 어린아이 들. 각자 다른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이웃이라는 이름의 공동체로 묶이고, 더 나아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라는 투박한 범주화를 통해 ‘공동 육아’를 꿈꾼다.

 

비슷한 위치의 직장이기에 자가용을 함께 쓰고, 공동생활이기에 생활 쓰레기 분리 배출도 함께해야 한다. 그렇게 “최소한의 상식과 도리”를 다하려는 그들. 그들의 삶은 신축 빌라처럼 깔끔할까? 공동 식탁의 상판처럼 매끈할 수 있을까?

 

지금 정부에서는 '저출산'이 큰 문제라고 여긴다. 그래서 각종 출산을 위한 혜택들이 단발성으로 쏟아져나온다. 며칠 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던 <아동수당>도 마찬가지이다. 3명 이상의 다둥이부모에게 주어지는 지원과 혜택도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돈'이 없어서일까? 그래서 국가에서 돈을 주면 사람들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더 낳자는 마음이 들까? 사람들은 모두 알고있는데 제도적으로는 아직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현실적으로 아이를 낳게 될 경우 평생 드는 양육비용도 만만치않고, 아이에게 제공해야할 주거환경과 학습환경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돈'이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한 가정에 태어난 아이를 위해 수입을 늘려야한다면 당연히 '맞벌이'를 하게된다. 그리고 지금은 대다수의 여성들이 고학력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며 진취적으로 일하는 시대이기때문에 예전처럼 '집에서 살림하는 현모양처'를 꿈꾸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삼십 대 여성으로서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내 주위의 결혼한 친구들 또한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 모두 한 가지 이유이다. 과도한 교육, 양육 환경으로 인하여 미리부터 아이를 키우는 것이 자신이 없어진 것이고, 여성으로서 맞벌이를 할 경우에 자신에게 지워지는 무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도 해야하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아이까지 돌보면서 아이와 가족들에게 죄책감까지 가져야하는 현실.

 

최근에는 엄마들을 위한 '토닥토닥' 위로의 책들도 많이 출간되지만, 여전히 '엄마'로서의 의무감인 육아와 살림 가운데서 조금 더 여유로워지는 법 정도인 것이 현실이다. 남편은, 아빠는 육아와 살림에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어떤가? 그리고 정부의 정책만으로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출산은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력은 특히 여성에게 과도하다. 주 양육자는 거의 여성의 몫이고,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졌다고 해도 그 사실은 변치 않으며 심지어 남편이 주부 노릇을 한다고 해도 그가 해내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부분을 파트너인 여성은 성실히 채워야 한다. 『네 이웃의 식탁』의 의자 네 자리를 차지하는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은 살림과 육아가 부부 공동이 헤쳐나가야 할 몫이라는 시선이 만연해야할 것이다.

여전히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남자 육아휴직'도 꽤 이뤄지는 편이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노동시간에서 조금 자유로워져서 탄력 근무제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우리 회사에는 남자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도 있었고, 육아가 사유인 경우에 탄력 근무제(4시 퇴근)가 가능한데, 이러한 제도가 널리 퍼진다면 함께 양육해나가는 방향으로 변화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은 남자건 여자건 직장인이건 주부이건 태어날 아이건 한 인간을 '고귀한 생명체'로 보는 시선이 회복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나의 노동력도 아니고, 하나의 인적 자원도 아니고, 저출산을 타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생명체'라는 인식이 회복되면 한 아이가 태어나면 모든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어른으로서 아이를 돌보던 내 어릴적처럼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내에게 닥친 현실을 아직 경험하지 않아서 정답은 여전히 모르겠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나조차도 자녀를 낳을 생각흘 하기 힘들 것 같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꾸준히 문제시 되고 변화해가야 할 우리 시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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