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뇌 과학 -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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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일반 사람들은 '뇌과학'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지는 않는데, 여전히 '뇌'라는 부분이 많이 연구가 되지않아 쉽게 대중들에게 알려진 탓도 있을 것이다. 나는 '뇌과학'이라는 말을 최근에 <책, 이게 뭐라고!> 팟캐스트를 통해서 처음 들었는데, <행복의 기원>을 쓰신 서은국 교수님께서 감정에 대한 설명을 하실 때였다.

 

예를 들어, 사람의 뇌는 다리를 다쳤을 때의 통증과 이별을 하고 나서 마음의 통증을 동일하게 인지한다는 표현을 듣고 처음 '뇌과학'이 궁금해졌다. 실제 실연 후 마음이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효과가 있다는 설명도 잠시 해주셨다.

 

사실 나는 이 전에 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이 표현이 굉장히 와닿았는데, 나는 다리를 다쳤을 때 통증이 당연히 다리에서 느껴지는 자극(이 얼마나 바보같은 생각인가?)이라 생각했는데 따지고보면 뇌의 감정 처리라는 부분이 당연한 듯 하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우울증'에 관하여 가장 뇌과학적으로 해석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에 관해서는 문외한이고, 특히 어렵다고 느껴지는 의학이지만 책 자체는 어렵지않게 읽히고 이해할 수 있었다.

 

뇌는 왜 불안해하는가
'생각을 하게하는 뇌' 전전두피질은 가장 최근에 진화했으며, 어떤 동물보다 인간의 뇌에 크게 진화했는데 덕분에 인간은 진화에 유리했지만, 반대로 우울할 때 걱정, 죄의식, 수치심, 우유부단 등의 감정을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전전두피질은 불안이나 감정을 '생각하는 기능'을 하고, 변연계는 불안이나 걱정을 '느끼도록' 기능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삶에 내가 노력한 것보다 쉽게 얻은 좋은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빌어먹을 사건들만 기억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연계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하는 해마와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가 있는데, 해마는 맥락 의존적으로 기억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말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긴밀히 관련된 일을 더 쉽게 기억한다는 의미로, 맥락이 '우울'하면 행복한 기억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남보다 더 감정적인 뇌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특히 '감정 정보'를 더 오래 붙잡고 있는데, 한 실험에 의하면 일반 사람에 비해 편도체 활동이 2-3배 정도 높았다고 한다. 편도체 활동이 활발하여 감정 정보를 오래 매달리게 되면 불안과 함께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우울했을 때'를 떠올리면서 읽어봤다. 사람은 누구나 '우울하다'고 느끼는 시점이 있고, 때론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감기가 걸리기도 한다. 그 때 내 뇌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을까?

 

우울증의 하강나선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무척 어렵다. 나는 작년에 한 회사에서 근무 후 퇴사하면서 온 몸과 마음을 소진한 것 같은 기분을 경험했는데, 흔히 번아웃이라고 불리는 증후군이었다. (실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라고한다.) 그 때 나는 딱 '우울증의 하강나선' 상에 있었는데, 무슨 말을 들어도 부정적으로 해석되고, 얼마 전까지 경험한 즐거웠던 경험이 조금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기분이 다운되서 슬퍼진다기보다는 무기력에 가까운 증상이었는데 이 때를 떠올리며 책을 읽어봤을 때 그 당시 내 뇌에서 일어난 반응들을 상상할 수 있었다.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힘들었던 기억이 해마에서는 저장되어 비슷한 사람을 만나거나,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나의 편도체는 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며 위험 신호를 보내고 나를 하강나선상에 올라서게 했다. '우울증'은 보이지않는 늪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진화심리학자 교수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진화론적으로 봤을 때 현대의 우울증이나 기분장애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물었다. 우리의 신체와 뇌의 부분은 나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향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우울증도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스스로의 딜레마에 빠졌을 때 그 딜레마를 빠져나오기 위해 집중하는 시기로 볼 수 있고, 이 시기에는 자신의 딜레마를 이해하기 위해 분석적인 뇌활동이 활발해진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방어기제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이 행동은 이해할 수 없고, 벗어나기 어려워도 반드시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거나 '누구나 그렇게 살아'라거나 기타 등등 단순한 기분의 하강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울증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조절할 수 없는 질병으로 뇌 신경과 호르몬의 변화로 인하여 일어나는 증상이다. 그래서 우울증에 빠진 누군가의 곁에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뇌는 계속해서 우울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너무 힘겹게만 느껴진다.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지만 운동할 기분이 아니다. 밤에 잘 자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불면증이 방해한다. 친구들과 무언가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데 즐거워 보이는 일은 하나도 없고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도 않다. 우리 뇌는 그 상태에 붙잡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우울증은 중력처럼 인정사정 보지 않고 밑으로만 끌어당긴다. 기분은 사발 바닥에 놓인 구슬처럼 어디로 굴려도 늘 아래로 굴러 내려오고 만다. _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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