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특별판)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이 이야기는 간단하게 말해 ‘검은 머리 귀여운 후배 아가씨’를 짝사랑하는 어수룩한 선배 남학생의 안타까운 분투기이다. 한 술집에서 만나 한 눈에 반한 아가씨에게 말 한마디 붙여볼 마음으로 뒤쫒는데, 아가씨는 밤 길을 걸으며 술고래 미인, 공중부양 하는 대학생, 비단잉어센터 사장, 환갑잔치 중인 의사와 그의 동창들, 궤변춤을 추는 대학 서클 궤변론부원들 등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새 친구들을 만나며 이 술집 저 술집 신나게 돌아다닌다. 그녀는 비단이엉센터 사장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약해져, 그의 빚을 탕감해주기 위해 이백과 술내기를 하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후배 아가씨가 험한 일을 당하면 나타나 구해주겠다며 따라간 어수룩한 선배 남학생은 으슥한 골목에서 정체 모를 괴한에게 팬티와 바지가 벗겨지는 수난을 당하고, 아가씨가 날아다니는 3층 전차에서 애주가 이백 노인과 ‘가짜 전기부랑’이라는 술로 시합을 벌여 승리의 감격을 누릴 때 그는 아무 도움 안 되는 아저씨들에게 둘러싸여 고주망태가 되어 늘어진다. 또 가까스로 그녀 옆으로 다가가 엉큼한 아저씨에게 희롱당하기 직전인 그녀를 구하려는 찰나, 회오리바람과 함께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커다란 비단잉어를 맞고 그대로 뻗는다.


머뭇거리는 순정 청년과 그런 그의 분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순정 아가씨, 그리고 그런 그들을 둘러싼 사랑스러운 괴짜들이 만들어가는 밝고 환상적인 이야기. 이 괴짜스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는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2006년 출간 이후 130만 부가 판매된 스테디셀러이며,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고한다.

 


나는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씨의 밤길을 따라가며 나는 아이유의 노래가 생각났다. 아이유의 black out이라는 노래는 술에 취한 귀여운 여자의 술주정같은 가사가 무척 재미있는데, 나에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또한 귀여운 아가씨의 술주정같은 사랑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 잠깐, 바닥이 일어났어. 나 진짜 억울해
봐봐 쟤 나한테 인사해 (오지 마 위험해)
이상하게 보지 마. 기분 좋아서 그래

두 갈래로 보일 때는 대개는 왼쪽이 맞아
That he said, But 나 멀쩡해
오늘 다시 안 오겠지? 당연히 올 리가 없지
여기부턴 기억 안 할래 ♪

 

나는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씨의 밤길을 따라가며 나는 아이유의 노래가 생각났다. 아이유의 black out이라는 노래는 술에 취한 귀여운 여자의 술주정같은 가사가 무척 재미있는데, 나에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또한 귀여운 아가씨의 술주정같은 사랑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얼굴도 모르는 동아리 선배의 모임에 갔다가 '술이 더 마시고 싶어서' 무리와 헤어진 아가씨는 술을 한 잔 더 마실 수 있는 술집을 찾아 길을 걷는다. 그 걷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합석을 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다니며 교류를 한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들마다 보통 사람들은 아니다. 술고래 미인, 공중부양 하는 대학생, 비단잉어센터 사장, 환갑잔치 중인 의사와 처음 만나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나누어 마신다.

 

이 아가씨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는 부분은 '비단잉어센터 사장'과의 대화인데, 이 사장은 비단잉어센터를 차렸는데 잉어들이 모두 회오리바람에 날아가 이백에게 빚을 잔뜩 지게된다. 하지만 그 비단잉어는 우리 모두 눈치챘듯이 응큼한 변태아저씨. 취한 척 가슴을 움켜쥐지만 이 순진한 아가씨는 실수였을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와의 대화에서 배울 게 있었으니 괜찮다고. 내 가슴이 위로가 되었으면 괜찮다고 말한다. (굉장히 일본스러운 백치미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이야기는 술을 마시러 가는 한 여자의 밤 길을 따라가는 여행기같다. 이 골목, 저 골목 다닐 뿐인데 가는 곳마다 새로운 만남, 새로운 사건들이 이어지며 결국 이 아가씨의 뒤를 쫒는 수줍은 선배는 점점 다가와 그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만큼 가까워지는데-

 

술에 취해 목청껏 나누는 농담같은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도 함께 술을 나누어 마시고 취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또각또각, 비틀비틀 그 길 위를 따라 함께 걷는 기분이 드는 책. 책 한 권이 우스운 농담으로 이루어져 취기가 올라오는 이야기였다.
크- 나도 한 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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