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오승민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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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기 전


오승민 작가님의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기쁨이 먼저였어요.

좋아하는 작품 <서울/느림보>, <새끼 표범/한울림>의 작가님이시기 때문이지요.

그림 작업을 많이 하셨는데 이번 그림책은 쓰고 그린 이야기라서 더 기대되네요.







내 소원, 너는 알지?

내일도 올 거지?




"눈 싫어. 할머니는 거짓말쟁이야!

첫눈이 올 때까지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 이뤄진다고."





왜 너는 눈만 봐? 나는 너만 보는데.

나는 소원을 빌었어.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을 덮고 나서 대사로 이루어진 텍스트의 독특한 구성과

저의 최애 마른 인형들에(미미, 안나, 라라, 제니) 대한 생각이 남았어요.


대사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처음 읽었을 때는 색깔을 보지 못하고

아이인지, 인형인지 누구의 목소리인지 조금 갸우뚱했지요.

몇 장면을 넘긴 후에는 두 목소리가 간절함 마음을 바라는 하나로 들리더라고요.

나의 소원에서 너의 소원, 그리고 우리의 소원으로 하나가 되었네요.

온 마음과 온 힘을 다해도 이루어질 수 없어서 포기했던 일이

간절한 마음이 이어지면서 어느 날엔가 소원이 이루어지는 힘을 보여주네요.

오승민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여러 작품의 그림들이었지요.

그런데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에서는 그림이 아닌 텍스트가 주는 느낌이 크네요.

한 문장, 한 문장에 서로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문장이 더해지면서 그 마음이 쌓이고 깊어지네요.



저는 세 자매 사이에서 첫 번째로 태어나 사랑을 듬뿍 받았지요.

어릴 적 세 자매 사이에서 마른 인형과 놀기 위한 눈치 싸움은 매일매일이었지요.

저의 최애 마른 인형들과 함께 밥을 먹고, 머리를 감겨 주고,

옷을 바꿔 입혀주기도 하고 밤이면 함께 잠자리에 들었던 많은 나날들이 있어요.

함께 자고 일어나면 옆이 아닌 어딘가로 내동댕이 쳐진 인형이 안쓰러워서

잠자리에는 머리맡에 침대를 만들어 주며 재웠던 기억이 남아 있어요.

동생이 머리카락을 잘라버려서 싸웠던 기억도 있네요.

고등학교 때까지 가끔 인형이랑 혼자만의 대화를 했던 것 같아요.

특별한 날에 받을 수 있던 마른 인형 선물은 큰 아이인 제가 더 받았던 것 같아요.

사랑을 받을 때는 잘 몰랐는데 돌아보니 그 큰 사랑을 깨달았어요.

지금의 그 마른 인형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건지... 기억조차 없네요.

그림책 속 문장 '네게 돌아오게 해 달라고'처럼 간절한 마음을 인형에게 보낼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그림책을 계속 볼 수 있는 기회와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소하게 일상을 이어가고 싶어요.

조금 더 욕심을 부리면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지인들로부터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나눠주며 살아가고 싶어요.

이웃님 2월 마지막 날고 3월이 시작되네요.

이웃님들이 바라는 2024년의 소원을 무엇이세요?



아~ 놓칠 수 없는 재미 하나를 발견했어요.

주인공 남자아이의 이름이 바로 '승민'이지요.

저는 '작가님의 이름일까?'와 '진짜?'라는 생각의 두 가지가 동시에 떠올랐는데

중성적인 이름에 자전적인 이야기의 강조보다는 편의적인 선택이었다고 하시네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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