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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제일검 김체건 - 검으로 신神을 넘어 선仙이 되다
이수광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평점 :
무예도보통지에 일본에 가서 왜검보를 들여온 사람으로 소개되었으며,
조선 최고의 검객으로 칭송된 사람.
김체건에 대한 사료가 그다지 많지 않아 아쉬움이 컸는데
이수광 작가의 소설 "조선제일검 김체건"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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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론과 소론의 대립을 무예인의 대립과 연결시킨 것이라든지, 경종이나 정조의 심리묘사 등은 매우 좋았다.
특히 실존인물과 가상인물을 적절히 섞어 구성한 플롯은 작품의 재미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무예인도, 역사전공자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려운 책인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사료 부족인 것 같다.
작가의 말로 김체건에 대한 직접적인 기록은 유득공의 아들 유본학이 쓴 "김광택 전"과 무예도보통지가 전부라고 한다. 유득공은 이덕무 박제가와 함께 규장각 4검서관 중 한 명이며, 서얼 출신이었다.
지나친 기대이지만 독자인 나는 작가가 이미 알려진 사료 외에 새로운 사료를 발굴해서 재구성하여 쓰기를 바란다.
물론 당시 지명이나 관직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써서 사실성을 높여 몰입도를 높이긴 했으나, 이런 것들은 역사소설에서 보편적으로 나오는 것이지, 김체건을 다룬 소설 만의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김체건에 대한 일대기를 유년시절부터 말년까지 모두 다루다보니 사료부족의 한계 때문인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역사적 상상력이 가미되고 있다.
무예도보통지는 김체건이 일본에 가서 왜검보를 얻어 왔다고 하나, "김광택 전(김광택은 김체건의 아들이며, 백동수의 스승)"은 왜관에 가서 배워왔다고 되어 있다.
이 소설은 두 책의 내용을 모두 반영하여 처음에 동래왜관에 가서 배운 뒤, 일본에 건너가 미야모토 무사시 마냥 2년 동안 전국을 돌며 고수를 만나 대결하면서 왜검을배우는 것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극적 재미를 줄 수 있겠으나, 스토리가 너무 뻔하다.
왜관 - 변방 - 에도(수도)까지 차례로 격파하는 모습은 게임캐릭터가 레벨업 하는 느낌이었다. 드라마 극본 같기도 하고...
독자인 나는 작가에게 위와 같은 내용을 구성하는데 이런저런 사료를 참고했다는 느낌을 받고 싶지만, 후기에 그런 말은 없었다.
그래도 김체건을 다룬 소설이 나왔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
하지만 역사소설을 기대했는데 무협소설처럼 흘러간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