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미래 - 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전략
조영태 지음 / 북스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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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미래라고? '따뜻한 주스' 만큼 이상하면서도 그 맛이 궁금해지는 제목이다. 비트코인 광풍에 힘입어 전 국민이 블록체인과 함께 양자역학을 알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이 마당에 저자가 혹시 라플라스의 결정론적 세계관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고 아주 살짝 의심을 해본다.

사실 이 책의 저자 조영태 교수는 인구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이자 베트남 인구정책 자문관이다. 그런데 왜 하필 베트남이냐고?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된다. 그는 『정해진 미래』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예측되는 문제점을 인구학적 관점을 통해 고민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 보자고 전한다. (결정론적 세계관은 그냥 저의 헛소리인 것으로...)

우리는 현재의 이슈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실수를 곧잘 한다. 예를 들면 옆집 자식은 무슨 학원에 다닌다더라, 윗집 아저씨는 어디에 투자해서 재미 봤다더라 등 대부분의 기준은 '지금', '옆집'이다. 교육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며 판단 기준도 미래에 염두 해야 한다. 출산율 감소는 곧 교육 수요자의 감소를 초래하지만 교육 시설과 자원, 그리고 교사는 벌써부터 과잉인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에 쏟아붓는 것이 맞는 것일까?

"너무 아이들에게만 헌신하지 말고 미래를 보고 개인의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 (p.122)

인구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연령 구조'가 중요하다. 출산율 감소와 더불어 고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이 두 번째 문제다. 부양해야 할 인구는 늘어가는데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든다는 게 함정이다. 또래의 경쟁자가 없어 취업이라도 잘 되어야 하는데 사실은 고령화 때문에 아빠와 자식 간에 밥그릇 싸움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과 노동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 보험, 정치, 국민연금 등 사회 곳곳에서 문제가 예측되고 대비책이 절실하다.

저자는 비관적인 미래의 모습을 설파하기 위해 쓴 책이 아니라지만 읽는 내내 우울함과 답답함을 느꼈다. 물론 복잡계인 이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과 미래 전망을 인구학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변동이 크지 않다면 인구는 상수이지 변수가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출산율 감소와 고령 사회 사실만으로도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예측된다. 유발 하라리가 『호모데우스』를 쓴 것과 같은 심정으로 『정해진 미래』가 쓰인 것 같다.

"지금까지 말한 정해진 미래가 실제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내가 말한 미래상이 그대로 재현된다는 것은 정해진 미래에 대응하는 전략을 짜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pilogue 중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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