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바라는 그 꿈이 될 것이다.˝
살아가면서 수 없이 많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 중에서 현재 가장 간절히 답을 찾고 있는 질문들이 있다. `이 일이 정말 나에게 맞는 일인가`,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따위의 질문들이다. 이것들은 오랫동안 고민하고 찾아봐도 좀처럼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를 비롯한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명쾌한 해답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구본형 선생님의 책들은 큰 울림을 주곤 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 그랬다. <구본형의 필살기>에서는 업무를 어떻게 구분하고 능력을 개발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구본형 선생님이 남기신 책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고작 앞에서 언급한 세 권을 포함해 네다섯권 정도밖에 안된다.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의 연구원 출신 몇 분이 선생님의 유고집들을 추려 주제별로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나에게서 구하라>는 그렇게 만들어진 선집(엔솔러지)이다.
주옥같은 글귀가 너무 많다. 이것은 이 책에서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선생님의 책을 전부 읽어 보지 못한 나로써는 이렇게나마 정리되어 접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아무리 주제별로 묶고 약간의 편집을 거쳤더라도 한 호흡으로 죽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전체적인 맥락이 눈에 잘 안들어 오기도 한다. 그리고 각 저서들의 좋은 글귀만 따온 것은, 마치 좋은 노래의 클라이막스 부분만 모아 하나의 곡을 편집한 것과 같아 쉽게 피곤해지고 지친다. 좋은 문장에 밑줄을 긋고 페이지를 접는 나로써는 거의 30장을 접다보니 책 끝만 도툼해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 장의 끝에 어느 책 몇 페이지에서 발췌했는지 친절히 알려줬으면 하는 점이다.
이 책은 한 호흡으로 짧게 읽으면 안 될것이다. 느리게 읽고 서가에 꽂아 두었다가 삶이 힘들어질 때, 답답할 때 다시 한 번 꺼내 원하는 부분을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나 역시 일에 대해, 직업에 대해, 가족과 건강에 대한 내용은 집중해서 읽었지만 그 외에 아직 절실하지 않는 부분은 언젠가 다시 찾을 날을 기약했다. 느리게 읽고 많이 사색하기. 이것이 이 책을 제대로 읽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앞에서 말한 수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이 이 책을 읽고 구해졌을까?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답은 나에게 있다. 그러니 제목과 같이 나에게서 구해야 한다. 뮤지컬 <무한동력>의 대사 중에서 ˝임종을 앞둔 상황에서 못 먹은 밥이 생각 날까, 못 이룬 꿈이 생각날까˝ 라는 질문이 있다. 나는 그 순간에 옆에서 임종을 지키는 사람에게 ˝참 괜찮은 인생이었어˝라며 웃으며 죽을 수 있을까? 천상병 시인처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라고 할 수 있을까? 부디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하늘고기의 북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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