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7 ~ 12.29

국내 제목 [연결하는 인간]과 달리 영어 원제는 [The start-up of you]이다. 책에 따르면 좋든 싫든 하나의 기업가로 태어난 이상 당신이라는 기업을 start-up 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한 자기계발서, 또는 지침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start-up 기업(예전에는 이들을 벤처기업으로 구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성장성이 있는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하는 개인과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저자(리드 호프만, LinkedIn 창업주, 페이팔 마피아)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개인도 자기 자신을 start-up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설정은 `자신을 1인 기업가라 여기라`는 구본형 소장의 지론과도 일맥상통하여 마음에 든다.

플랜A(현재 하고 있는 일)에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플랜B(앞으로 가야할 길)를 준비하라. 요즘같은 시대에는 전세계적으로 이직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공무원의 철밥통도 옛말 아닌가! 이것은 내가 속한 (비교적 보수적인) 식품업계에서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자신을 성공적으로 start-up하기 위해선 인맥관리를 잘하라는 것인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부성 짙고 속셈이 뻔히 보이는 인맥관리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저자는 현재보다 두 단계 위의,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인맥들과 좋은, 진실한 관계를 맺으라고 조언한다.

과거에는 인맥 구축에 열성적인 사람은 대체로 이득을 중시했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만 생각하면서 인맥을 구축했다. 그리고 일자리나 신규고객처럼 필요한 것이 있을 때에만 인맥에 사활을 걸었다.

˝반면 오늘날 관계 형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먼저 상대방을 도와주려고 한다. 관계를 맺으면서 손익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행을 베풀면 대부분의 경우 그에 대한 보답이 응당 돌아온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일이 계산하며 따지지 않는다. 그들은 무엇인가 필요할 때에만 관계 형성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늘 관계 형성에 대해 고민한다.˝
(p.130)

˝먼저 내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지부터 생각하라는 것이다. 먼저 도움을 준 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어떤 도움을 요청할지를 생각해도 늦지 않다.˝ (p.133)

˝협력자들은 내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플랜 ABZ를 수립하고, 좋은 진로 기회를 추구하고, 지능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네트워크 지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스스로의 진로를 직접 책임져야 한다. 한편으로는 진로를 돕는 지인들의 진로에도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p.297)

˝You are what you eat˝이 생각나는 맨 뒷장의 구절 ˝당신이 누구를 알고 있는가가 곧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된다!˝ 이 말과 비슷한 격언이 생각난다. ˝가장 가깝게 지내는 5명을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들의 평균이 곧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교훈은 어떤 인맥들을 골라 사귀어야 하는지를 잘 말해준다.

˝인맥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현재와 미래 모습은 결국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 당신의 친구들이 어떤 식이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이들이라면, 당신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변화하고 싶은 모습을 이미 지닌 이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p.122)

사실 이런류의 자기계발서는 하도 많이 읽어서 약간 진부하긴 하다. 각 장의 끝마다 실천방안을 요약해놓고 있는데 눈에도 잘 안들어오고 귀찮아서 실행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나마 실행한 것이 하나 있다면 예전에 가입한 LinkedIn의 프로필을 약간 손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한 특별히 신선할 게 없다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아래 사례와 같이 기존의 상식과 반대되는 주장은 묘한 설득력이 있다.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어린 시절에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완벽한 인생 계획을 수립한 뒤 그 계획을 이룰 때까지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보편적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첫번째 도미노가 쓰러진 후 예상했던대로 나머지가 차례로 쓰러지길 가만히 기다리지 않았다. (...) 오히려 새로운 진로 기회가 등장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지식과 경험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면밀히 살폈다. 자신이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결코 잊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기회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진로 계획이 없는 이유는 계획을 세워두면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들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p.85~86)

소프트웨어나 게임 등에서 정식 출시하기 전에, 오류를 찾고 수정하기 위한 `베타버전`을 인생에 비유하여 끝 마무리를 한다. 영원한 베타의 삶은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앞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 책에서 반드시 깨달았으면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당신은 변화하고, 당신 주변의 사람들도 변화하며, 세계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침서도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결국 변화할 수밖에 없다. 영원한 베타의 삶을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 뭔가를 시작하는 걸 결코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당신 자신을 창업하는 방법이다.˝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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