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그해겨울 나는 간절히 봄을 기다렸건만 자신이 봄을 지나고 있다다는 사실만은 깨닫지 못했다.한조각 꽃이 져도 봄빛이 깎이는 줄도 모르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빨리 정릉 그 산꼭대기에서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원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제대한 친구는 버려진 순간온수기니 컴퓨터책상 따위를 집안으로 옮겨날랐다. 우리는 점점 더 쓰레기더미의 한가운데로 몰리고 있었다 .가끔 너무 추운 날에는 방밑에 넣어둔 번개탄과 연탄를 꺼내 그냥 난로 삼아 불을 지핀 뒤 이발소 의자에 앉아 불을 쬐고는 했다. 그럴 때면 굴뚝으로 매캐한 연가가 뿜어졌다. 연탄의 검은 빛이 허공 속 연기로 사라지듯 우리 청춘의 꽃잎은 그렇게 한조각 한조각 져버렸고 봄빛이 깎이었다.얼마간 시간이 또 흐리고 진달래,개나리,목련등이 꽃을 리우기 지가했다.친구는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고 소설 당선금이 생긴 나는 누나와 돈을 합쳐 기름보일러가 있는 집으로 옮겨가게됐다. 집을 보러온 사람에게 나는 좋은 소식 한 가지와 나쁜 소식 한가지를 동시에 알려줬다. 좋은 소식은 방밑에 90장 가까이 연탄이 있다는 것, 나쁜 소식은, 하지만 쥐가 보일러 호스를 쏠아 놓아 그 연탄이 소용 없다는 것. 떠나기 전날 밤, 소주와 오징어를 무던히도 사먹었던 동네 구멍가게에 갔더니 성공해서 그 동네를 떠나게 된것을 축하한다며 아주머니가 오렌지주스 1.5리터를 내게 선물했다. 짐을 꾸려놓은 방에 돌어와 나는 그 주스를 혼자서 다 마셨다. 혼자 마시기엔 양이 너무 많았고 속이 쓰라렸다. 다음날, 이삿짐 트럭을 타고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나는 그 언덕에서의 삶이 내겐 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꽃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려졌음을 알게 된다. 천만 조각 흩날리고 낙화도 바닥나면 우리가 살았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깨닫게 된다.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가버렸다. 이미 져버린 꽃을 다시 살릴 수만 잇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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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그해겨울 나는 간절히 봄을 기다렸건만 자신이 봄을 지나고 있다다는 사실만은 깨닫지 못했다.한조각 꽃이 져도 봄빛이 깎이는 줄도 모르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빨리 정릉 그 산꼭대기에서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원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제대한 친구는 버려진 순간온수기니 컴퓨터책상 따위를 집안으로 옮겨날랐다. 우리는 점점 더 쓰레기더미의 한가운데로 몰리고 있었다 .가끔 너무 추운 날에는 방밑에 넣어둔 번개탄과 연탄를 꺼내 그냥 난로 삼아 불을 지핀 뒤 이발소 의자에 앉아 불을 쬐고는 했다. 그럴 때면 굴뚝으로 매캐한 연가가 뿜어졌다. 연탄의 검은 빛이 허공 속 연기로 사라지듯 우리 청춘의 꽃잎은 그렇게 한조각 한조각 져버렸고 봄빛이 깎이었다.얼마간 시간이 또 흐리고 진달래,개나리,목련등이 꽃을 리우기 지가했다.친구는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고 소설 당선금이 생긴 나는 누나와 돈을 합쳐 기름보일러가 있는 집으로 옮겨가게됐다. 집을 보러온 사람에게 나는 좋은 소식 한 가지와 나쁜 소식 한가지를 동시에 알려줬다. 좋은 소식은 방밑에 90장 가까이 연탄이 있다는 것, 나쁜 소식은, 하지만 쥐가 보일러 호스를 쏠아 놓아 그 연탄이 소용 없다는 것. 떠나기 전날 밤, 소주와 오징어를 무던히도 사먹었던 동네 구멍가게에 갔더니 성공해서 그 동네를 떠나게 된것을 축하한다며 아주머니가 오렌지주스 1.5리터를 내게 선물했다. 짐을 꾸려놓은 방에 돌어와 나는 그 주스를 혼자서 다 마셨다. 혼자 마시기엔 양이 너무 많았고 속이 쓰라렸다. 다음날, 이삿짐 트럭을 타고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나는 그 언덕에서의 삶이 내겐 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꽃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려졌음을 알게 된다. 천만 조각 흩날리고 낙화도 바닥나면 우리가 살았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깨닫게 된다.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가버렸다. 이미 져버린 꽃을 다시 살릴 수만 잇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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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아침 문학과지성 시인선 437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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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아침

 

나 잠깐만 죽을게

삼각형처럼

 

정지한 사물들의 고요한 그림자를 둘러본다

새장이 뱅글뱅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안겨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안겨 있는 사람을 더 꼭 끌어안으며 생각한다

 

이것은 기억을 상상하는 일이다

눈알에 기어들어 온 개미를 보는 일이다

살결이 되어버린 겨울이라든가, 남쪽 바다의 남십자성이라든가

 

나 잠깐만 죽을게

단정한 선분처럼

 

수학자는 눈을 감는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숨을 세기로 한다

들이쉬고 내쉬는 간격의 이항대립 구조를 세기로 한다

 

숨소리가 고동 소리가 맥박 소리가

수학자의 귓전에 함부로 들락거린다

비천한 육체에 깃든 비천한 기쁨에 대해 생각한다

 

눈물 따위와 한숨 따위를 오래 잊고 살았습니다

잘 살고 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요

 

잠깐만 죽을게,

어디서도 목격한 적 없는 온전한 원주율을 생각하며

 

사람의 숨결이

수학자의 속눈썹에 닿는다

언젠가 반드시 곡선으로 휘어질 직선의 길이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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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수학을 잘 했다는 선생님께

이 詩를 어느날 아침에 보냈다.

그 선생님 왈

마음이 아프네요.....

글쎄 그 말의 깊은 뜻을 알지 못하겠지만 나도 좀 그렇다고 생각했다.

김소연 시인의 책은 눈물이라는 뼈, 마음사전을 통해 잘 읽었다.

오늘 다시 그 사람의 글을 읽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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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때로 무언가에 홀리며 살아가는것 같다.

예기치 않았던 서울행

너는 교보를 내게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구입한 책.

전수민 작가가 그린 그림이 실려 있어

보관함에 두었던 책을 사면서 아, 이거 사면 짐되는데...

그래도 의미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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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여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4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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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이 자꾸 떨어지고 있었다.

야근을 밥 먹듯 하고 있었다.

9/10일 예약한 책은 25일에나 온다고 했다.

......

드디어 내가 사랑한 詩

열렬하게 나에게 왔다.

너를 만나고 여러날을 사랑하였지만

나는 전혀 아프지 않았고 행복하였다.

....

책을 선물받은 지인들은 詩가 어렵다고 카톡질을 해댔고

어떤이는 여관이 많이 나와서 야할 줄 알았다고 희한한 상상을 하는 이도 있었지만

원래 詩는 어려운것이라고 자꾸 읽어보라고 하였다

 

침묵여관,맨발의 여관,

그래도 여관중에는 눈사람 여관이 최고 라고 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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