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부터 장석남이라는 들녘을 아름답게 보면서 물소리와 바람 소리를 따라온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가끔 잠든 사람을 깨우듯이 그의 등을 흔든다. 우리가 타고 가는 이 기이한 버스는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그는 들녘 같은 품을 펼칠 줄 아는 사람이었으므로. 나는 금세 물길이 되어 그에게로 흘러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타고 있는 이 버스의 순환을 기분 좋게 생각한다. ― 시인 이기인, 수상시인 인터뷰 중에서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