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느낀 고마움을 표현하는 데만 관심이 있고, 약취, 유인을 당하는 선녀에겐 아무 관심도 주지 않는 그 사슴의 마음, 언필칭 ‘착한’ 젊은이에게 상으로 주어지는 공주의 애정관이나 삶에 대한 태도, 성적 지향엔 무관심한 그 순수한 요정심으로 데르긴은 소리 없이 열렬히 시하를 응원했다. 그 와중에 인류가 멸망해도 상관없다. 그러면 지금은, 살아 있나? 환각을 보고 있으면서? 죽은 거나 진배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