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책고래숲 9
강태운 지음 / 책고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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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읽었던 문고판 명작 소설 느낌의 표지가 왠지 촌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화려한 색감으로 그려진 머리를 맞댄 남녀의 얼굴.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는 책의 제목이 단번에 두 눈을 사로 잡는다.

[책고래 ▶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의 작가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있다.

기존의 미학 책은 미술 전공자나 관련 종사자들의 영역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작가 강태운은 대기업에 재직하던 평범한 회사원 출신에 미술전공과는 거리가멀다.

책의 형식은 그림에 설명과 함께 작가의 생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인생, 인간관계, 가족, 일... 과 관련된 작가의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그림 이야기를 풀어간다.

개인적으로 그림, 화가, 문화 및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사실 중심으로 기술한 미술 책을 좋아하기에, 처음에는 작가의 일기장이나 수필을 읽는 듯한 기분에 기대와 다른 실망감이 먼저 몰려왔다. 거기다 책에서 다루는 그림도 시대, 장소, 주제 등이 아닌 작가의 의식의 흐름대로 엮어져있다보니 체계적인 틀을 좋아하는 성격상 기존의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고 말이다. 다시 책표지를 봤다.

아... 그림에세이구나... 이제 이해가 된다.

그제야 비로소 책의 흐름과 작가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책고래 ▶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를 읽다보면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작가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작가가 소개하는 그림과 화가 중에는 익숙한 것이 있는가하면 난생 처음보는 것들도 있다.

그 중에 나의 눈을 한참동한 사로잡은 그림이 있다.




빈센트 반고흐의 <자화상, 1889> 캔버스에 유채, 65*54cm 이다.

내게 반고흐의 그림의 매력적이지만, 집에 걸어놓고 싶지는 않은 아이러니한 그림을 그린 화가다.

감성적인 나에게 화가의 인생과 이야기는 그림 자체만을 즐기는데 때로는 정서적 장애물을 만들기도 하거든.

그런데 이 그림만큼 내가 강렬한 이상을 남긴 작품은 없었다.

프랑스 여행 중 들른 오르세 갤러리에서 아무 계획도 없이 걷다고 내 발걸음을 한참동안 멈추게 했던 그림이다.

그 때 깨달았다.

그림은 직접 보기 전까지는 섣부른 판단을 하면 안되는구나.

저렇게 매력적이고 강렬한 색감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그림이었는데...

[책고래 ▶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를 읽다보면 그림 감상을 즐길 수 있다.

미술분야 책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종이의 질이다.

그림의 색과 느낌을 얼마나 자연스럽고 선명하게 책에 녹아내렸는지,

그리고 책 속의 그림을 보면서도 마치 미술관에 있는 듯한 선명함을 선사하는 책을 볼 때에 그림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책고래 ▶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의 제목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왜 사랑을 걱정하지 않을까?

너무 사랑받고 있어서일까?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작품 <사랑Amour, 2020 다비드 자맹, 80*80cm>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책의 표지 그림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무엇을 느끼나?

다비드 자맹의 작품들은 느낌이 비슷하다.

벽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그림들이다.

더운 주말 오후,

시원한 까페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잊은 채 푹 빠져서 읽은 책이다. 작가의 그림 이야기와 감상도 좋았지만, 미술전공자가 아니면서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제 2의 인생을 살고있는 작가가 부럽기도 했다.

좋아하는 한 분야에서 전문가의 경지까지 올라 그것을 업으로 살고 있다니, 신선한 자극이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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