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고흐의 <자화상, 1889> 캔버스에 유채, 65*54cm 이다.
내게 반고흐의 그림의 매력적이지만, 집에 걸어놓고 싶지는 않은 아이러니한 그림을 그린 화가다.
감성적인 나에게 화가의 인생과 이야기는 그림 자체만을 즐기는데 때로는 정서적 장애물을 만들기도 하거든.
그런데 이 그림만큼 내가 강렬한 이상을 남긴 작품은 없었다.
프랑스 여행 중 들른 오르세 갤러리에서 아무 계획도 없이 걷다고 내 발걸음을 한참동안 멈추게 했던 그림이다.
그 때 깨달았다.
그림은 직접 보기 전까지는 섣부른 판단을 하면 안되는구나.
저렇게 매력적이고 강렬한 색감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그림이었는데...
[책고래 ▶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를 읽다보면 그림 감상을 즐길 수 있다.
미술분야 책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종이의 질이다.
그림의 색과 느낌을 얼마나 자연스럽고 선명하게 책에 녹아내렸는지,
그리고 책 속의 그림을 보면서도 마치 미술관에 있는 듯한 선명함을 선사하는 책을 볼 때에 그림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책고래 ▶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의 제목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왜 사랑을 걱정하지 않을까?
너무 사랑받고 있어서일까?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작품 <사랑Amour, 2020 다비드 자맹, 80*80cm>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책의 표지 그림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무엇을 느끼나?
다비드 자맹의 작품들은 느낌이 비슷하다.
벽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그림들이다.
더운 주말 오후,
시원한 까페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잊은 채 푹 빠져서 읽은 책이다. 작가의 그림 이야기와 감상도 좋았지만, 미술전공자가 아니면서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제 2의 인생을 살고있는 작가가 부럽기도 했다.
좋아하는 한 분야에서 전문가의 경지까지 올라 그것을 업으로 살고 있다니, 신선한 자극이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