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낯익다.
그러고보니 내가 학창시절 일기장에 종종 쓰곤 하던 단어였다.
'학교라는 세계'.
마치 학교만 졸업하면,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이 원하는대로 될 줄로만 알았다.
꽃길만 펼쳐져있고, 어른의 세계는 유치하고 미개하기 이를때없는 못돼먹은 아이들의 그것과는 다르리라 생각했다.
나이만 들면 누구나 철이 들고 어른다운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20여년이 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것은 틀렸음'을 철저하게 깨달았다.
애나 어른이나,
학교나 사회나... 그저 연장선 상에 있을 뿐이라는 것을.
[라임 ▶ 학교라는 세계 ]는 일본의 중학교 입시 국어 문제로도 여러번 출제되고 있다는 아사히나 아스카의 작품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최초에, 어른의 사회와 가장 비슷한 사회라고 할 수 있는 '학교'.
마치 성인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라는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과 상황에 처한 각각의 학생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을 읽고있노라면 처음부터 가슴이 갑갑해온다.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후미야와 같은 반 친구들, 심지어는 후미야의 엄마까지 이기적이고 못됐기 이를때 없다.
후미야의 선생님은 한줄기 빛도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철저하게 무시당하며 고립된 존재로 묘사된다. (이건 글을 읽는 독자로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다)
저 못된 아이들을 과연 갱생시킬 수 있을까?
교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후미야는 못된 행동을 하면서 인싸 친구들의 무리에서 어떻게든 붙어 있고 싶어한다.
전형적인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이다. 하지만 일이 터지면, '친구애'로 똘똘 뭉쳐져있던 '조직'은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처참하게 무너진다. 그 배신감...은 당사자의 몫이지만, 후미야 자신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너무나 사실적이고 직설적인 작가의 이야기에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옆에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초등5학년인 둘째아이는
책이 오자마자 제법 긴 소설인 [라임 ▶ 학교라는 세계 ]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5가지 이야기 하나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주인공이 초등학생이지만, 중등 아이들이 오히려 공감할 부분이 더 많은 듯하다.
초등 고학년~중학생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