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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생존기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41
최현주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1월
평점 :
2020년 1월.
아이들 겨울방학 여행도 모두 취소,
그리고 나의 사교활동도 전면 취소.
집에서 숨만쉬던 시기로 기억한다.
하필이면 그때 휴직을 하는 바람에 아무 할일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기분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기도 했다.
차라리 나가서 일이라도 하면서 바삐 살면 그나마 덜할텐데...하면서 말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은 그렇게 3년을 훌쩍 넘겨버렸다.
이제 마스크 해제한다는 뉴스가 속속 나오기 시작하지만,
마스크, 거리두기가 익숙해진 지금 새롭게 뭔가가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다.
[푸른숲주니어 ▶ 내일의 생존기] 는,
코로나 19 상황 이후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스크, 언택트 일상이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대면'관계는 불편하고 유쾌하지 않다.
사실 어른들도 그건 마찬가지지만, 한창 관계형성의 기술을 쌓아가야 할 학창시절에 언택트 일상은 그들의 사회성을 기형적으로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눈을 마주치고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문자가 편하고,
얼굴을 가린 채하는 줌수업이 더 익숙해진 지금.
다시 예전의 '그러했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쩌면 불편함을 넘어 두려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푸른숲주니어 ▶ 내일의 생존기]에서는 6편의 이야기 속에서 6명의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특정 기억이 사라진 미나,
가족 간의 대화가 거의 없던 '나'가 코로나 19 감염으로 집안에 7일동안 격리되면서 관찰하게된 가족의 모습,
마기꾼(=마스크 사기꾼)이라는 놀림까지 받는 해연의 마스크 해제에 대한 불안감 등
각각의 이야기는 펜데믹이후를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 자신들의 이야기로 꾸며져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어른인 나도 읽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었다.
마치 또래 아이가 내게 경험담을 들려주듯이 말이다.
실제로 작가는,
펜데믹 시기를 겪은 청소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설에 담아냈다고 한다.
3번째 이야기인 <마기꾼>에서,
'마기꾼'이라는 용어는 어른이 나도 많이 익숙하다.
직장에서 마스크만 끼고 만나던 동료의 마스크 벗은 얼굴을 보고 '누구지?' 또는 '허걱..!' 했던 경험 누구나 있지 않나.
반대로 내 직장 동료들도 내 마스크 벗은 얼굴을 보고 기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중년인 나도 '마스크'없이 누군가와 마주친다는 것이 부담되기도 하다.
설 이후, 마스크 해제가 된다는데
코로나19 감염으로 꽤 고생했던 나로서는 아직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마도 이런 시기가 좀 더 길어지겠지.
그나마 실외에서는 마스크 벗고 햇살과 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건 기대되는 일이다.
설연휴,
나와 큰아이의 독서 목록에서 제일 처음 손에 잡은 책
[푸른숲주니어 ▶ 내일의 생존기]
중고등 아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