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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필요해 ㅣ 소원어린이책 18
박상기 지음, 이지오 그림 / 소원나무 / 2022년 9월
평점 :
고2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남자친구가 있는 아이가 있었다.
그 당시에 이성친구가 있는 아이들은 참 특별(?)한 아이였다.
보통 놀기 좋아하고, 공부와 벽을 쌓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이성친구가 주로 있었지만,
이 친구는, (사실 지금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다)
키는 크지만 통통하고 별로 예쁘지 않은 곰돌이 푸같은 아이었다.
하루는 늦은 자율학습하다 남자친구 이야기를 등 뒤에서 하고 있길래, 놀라서 "남자 친구가 있어?"하고 시작된 나의 물음에 자율학습 내내 1시간이 넘도록 그 남자친구 이야기를 들었다.
학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그 남자와 부딪혔고
넘어진 자신을 일으켜주며 서로 사랑이 싹텄다고...
더군다나 그 남친은 서울대 무슨과에 다니는 학벌도 좋고, 얼굴도 잘 생긴....
'우와... 너가 그렇다면 나도 희망이 있구나...'하면서 나의 미래의 남친을 위한 꿈을 갖게 해주기까지...
여하튼 그 남친 이야기에 푹 빠져서 너무 재미있게 들었는데,
알고보니 모든게 거짓말이었다.
그러면서 대학을 들어가서도 이해되지 않았다.
'도대체...걔는 왜 그랬지?'
한참이 지나서야, 다른 친구와 이야기하다, 그 말을 믿은 사람은 우리반에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친구의 말.
"너 사기치기 딱 좋은 캐릭터야, 조심해. 어떻게 그런 말을 다 믿었어? 그냥 들어도 웃긴데."
[소원나무 ▶ 고양이가 필요해]는,
나의 고교시절, 그 웃지못할 해프닝을 떠오르게 하는 창작동화이다.
물론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전 그 이야기가 떠오른 이유는 아마도 '거짓말'로 시작된 사건이기 때문이겠지...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지만, 키우지 못하다보니 항상 다른 사람의 고양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대리만족하는 유나.
그러던 어느날 혜연의 고양이 사진을 도용해 자신의 고양이인것 마냥 캣 패밀리에 가입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멤버들로부터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자는 말에 고민하다 결국 고양이의 주인인 혜연을 찾아가는데...
책에서는 유나의 고양이 사건과 함께
학교에서 열린 '불조심 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통한 표절과 오마주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서로 연관되는 두 사건.
그리고 이런 일련의 해프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을 나의 것처럼 사용해서 얻게되는 부와 명예가 과연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까? 하는 물음에 대해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한번의 거짓말이 걷잡을 수없는 결과를 만들고,
이것을 어떻게 수습할지는 당사자에게 달린 문제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개인 SNS 활용이 일상화 되어버린 요즘,
별 생각없이 예쁜 사진과 동영상을 퍼다 나르다 법적 제재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게 볼 수 있다.
학교에서는 지적재산권, 저작권에 대한 교육을 어릴때부터 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바꿔!]로 유명한 박상기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 [ 소원나무 ▶ 고양이가 필요해]를 통해
저작권과 우정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