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사인 볼트가 육상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리 엄마 복희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지 않듯, 가왕들은 노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하느라 바쁘다. - P8
우리는 그런 순간을 알아볼 수 있다. 겪으면서도 아쉽다. 흔치 않아서. 영영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서. 시간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좋은 곳에서만 계속 멈춰 있을 수는 없다. - P134
자주 막막한 기분으로 한숨 짓던 나에게 "너무 걱정 마. 앞으로는 계속 좋아져."라고 귀띔해주고 싶다. 해결도 안 되는 근심으로 잠 못 이루던 나에게 걱정은 줄이고 좀 더 재미있게 하루를 보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진짜 그러고 싶다. - P209
죽음에 가까워지는 순간의 감각을 알고 있다. 그건 모든 것들이 나와 멀어지는 기분이다. 모든 공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전부 나와 관련 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 - P171
역사적으로, 살롱은 너그러운 제스처를 유지하곤 했습니다. 어떤 모임이 열리면 성별과 세대를 떠나 실험적인 공동체로서의 경험을 일시적이나마 경험하고, 함께 해방을 꿈꿨죠. 다양한 계층 간의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 P90
나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무엇이 미안하냐고 묻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 알고 있었다. 인간이 무엇을 미안해해야 하는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 - P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