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목격자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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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측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 내 회색 뇌세포를 이용하는 거야. 이 편지에는 자네가 완전히 놓쳐 버린 흥미로운 점이 한 가지 있다네, 헤이스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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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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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라는 말은 '최고로 애정한다'는 말의 줄임말 정도로 알고 있었다. 대충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꼭 집어서 이야기하는 정도.

이 책은 아이돌 맴버 중 최애를 덕질하는 이야기다. 요즘에만 특정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응답하라 시리즈에서처럼 그 시절에 덕질은 좀 더 과격했다. (담장을 넘을 정도로...)

아카리는 사실 일상적인 생활도 잘 해내지 못하지만, 최애에 대해서만은 차분하고 야무진 사람이 된다.

블로그에 최애에 대한 글을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온라인 상에서의 친분을 쌓아간다.  그렇다고 성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아는 사이가 되고 싶지는 안다. 콘서트 같은 현장도 뛰지만, 굳이 말하자면 있는듯 없는 듯한 펜으로 남고 싶다.
P.10

힘을 다해 응원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굿즈와 앨범, 콘서트 티켓에 쏟아 붓는다. 최애와 관련된 세상은 만족스럽지만, 현실의 일상은 점점 더 무너져 간다.

한숨은 먼지처럼 거실에 쌓이고, 훌쩍이는 울음은 마룻바닥 틈이나 장롱 표면에 스며들었다. 난폭하게 잡아끈 의자나 문 여닫는 소리가 퇴적되고 이 가는 소리나 잔소리가 축축하게 계속 떨어지면서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가 생기며 집은 조금씩 낡아가는지도 모른다.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 집은 오히려 붕괴를 갈망한다.
P.85

덕질은 일상에서의 고단함을 잊게 해준다. 삶의 의욕을 되새겨 주기도 한다. 최애가 있다는 것은 어쩌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리뷰는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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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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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SF를 가장한 연애소설"이다.

두 주인공은 '가든'과 '에이전시'의 가장 우수한 전사이며, 시간의 여러가닥을 오르내리며 전쟁을 치르는 두 세력에 속해 있다.

블루가 보낸 편지를 시작으로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다. 편지는 나이테에, 물분자에, 용암에, 새의 깃털에 담겨 전해진다.

시간과 공간은 칭기스칸, 소크라테스, 체터턴 등 과거 뿐 아니라 미래의 수많은 평행우주를 거쳐 흘러가고, 두 전사는 서로를 지켜보고 서로의 간격을 좁혀간다.

이 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쩌면 시간이 무한정 흘러가고 수많은 평행우주가 반복되어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배경에서 편지라는 매개체를 이용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지도 모르지만, 때로는 블루가되고 때로는 레드가 되어 답장을 기다리게 된다.

편지는 쓰는 순간 과거의 이야기가 되고, 편지가 보내지는 동안 미래의 시간으로 흘러가고, 수신자가 받아서 읽는 순간에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게 된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꼭 편지를 써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떠나 다른 많은 이들보다 더 멀리, 더 빨리, 더 열심히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도시에 애착을 느끼지 군중 속에서 혼자가 되려고, 따로 떨어진 채로 소속감을 느끼려고, 내가 보는 풍경과 나 자신이라는 존재 사이에 거리를 두려고.
P.104

나는 이미 내 안에 너를 하나 만든 거야. 아니면 네가 네 안에 나를 하나 만들었거나. 난 네 안의 내가 나의 어딜 닮았는지 궁금해.
P.133

난 너를 잃느니 차라리 세상을 박살 내 버릴 거야.
P.205

*이 리뷰는 황금가지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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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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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봐온 짙은 갈색 서가와 평대가 있었다. 한 권 한 권 정성껏 꽂힌 책들이 얌전히 그곳에 있었다. 책들은 어딘가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도오루가 불을 켜 실내가 환해지자 한꺼번에 잠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서가와 평대에서 반짝이며 뽐내듯이. 그리고 서로를 빛내주려는 듯이.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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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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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으로 그날의 기분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잇세이는 알고 있다. 가령 운수가 나쁜 하루였다 해도, 귀갓길에 들른 서점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을 읽고 다음 날은 기운 내서 열심히 살아보자고 마음먹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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