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바닷가의 한 도시에서 2주간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동안의 시간을 담고 있다.작가의 말을 읽지 않았다면, 그냥 보통의 잔잔한 가족소설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소설을 출판사에 보냈을 때, 편집자가 ‘한단어도 바꾸지 않고’ 출간한다고 했다고 한다. 앞서 출간한 희곡이 전쟁의 참상을 담았고, 그 희곡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성공했다고 한다. 그 뒤에 여러 실패를 통해 나온 책이 이 책이다.어쩌면 그런 대비되는 상황이 이 소설을 돋보이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모른는 채 잊혀질 수도 있었던 책이다른 작가(가즈오 이시구로)를 통해 세상에서 다시 빛을 보게 되는 부분이 맘이 든다. 책 내용은 그저 잔잔하다.강렬한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도 그들의 휴가를 따라가다보면, 나도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에서 휴가를 보내고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나는 이 책을 읽으며, 요시모토 바나나의 <바다의 뚜껑>이 생각났다. 대체적으로 그냥 그렇게 흘러가게 놓아두는 소설이 대부분인데, 바다의 뚜껑은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더욱이 생각이 났다. 생각난 김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