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앞에 보이는 이 장면을 구겨 버리고 아주 작게 만들고 멀리던져 버릴 수 있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고 모른다고 여기면 얼마간은 편해질지도 모른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들, 아무것도 모를 때엔 너무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여기지는 것들, 그러나 뭐든 제대로 알게 되는 순간, 그것들은 발톱을 세우고 마침내 본색을 드러내는 것 같다. 진실과 사실, 그런 명백한 것들의 속성. 언제고 그것들은 사납게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다.P.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