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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메커니즘 - 경제학의 '오래된 미래' 케인스주의를 다시 읽는다
오노 요시야스 지음, 김경원 옮김, 박종현 감수 / 지형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휴~ 역시 경제학은 어렵다는걸 실감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서 만이 아니라 경제학에서 정의한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와는 다른 추상적인 모델일 뿐이고 그곳은 완전성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그래서 논리적으로 완전하고 그래프와 숫자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세계인 듯합니다.
문제는 그런 이상적인 세계 - 경제학도들에게나 이상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 의 논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현실에 대입하고 이론을 창조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경제학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얻은 약간의 경제학 지식과 함께 경제학자들이 하는 일에 대한 효용성에 의문이 커지는 느낌은 뭘까요? 어쩌면 이 책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경제학과는 전공이나 직업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지만 어수선한 경제 불안으로 인해 최근의 경제학에 대해 궁금해 하던 때에 접하게 된 책입니다. 누구나 알지만 내용은 잘 모르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의 경제학에 대한 비판과 대안으로서의 케인즈 경제학을 쉽게 풀어썼다고 합니다.
수요와 공급이 교차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그래프와 경제이론은 학교 시절에도 배운 적이 있기에 생소하지는 않지만 흥미롭게 바라보긴 힘들지요. 어떻든 그런 이론과 그래프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요. 케인즈가 그의 대표 저서들에서 주장한 불황의 원인과 그 해결책을 탐색해 보고 그의 이론이 갖는 오류와 문제점을 비판합니다. 물론 최근 문제아로 등장한 신자유주의 경제학 이론과 케인즈 이론을 비교하는 것도 빠질 수 없지요. 자세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몇몇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두 이론은 꽤 비슷한 면도 있으며 케인즈 이론의 어떤 부분들은 신고전학파에 편입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신고전파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의 실패로 인한 불황에 대해 훌륭한 대안이 떠오르고 있지 않는 현시점에서 그나마 케인즈가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논증하고 있습니다.
소비와 투자에 대한 생각도 다시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요. 어린 시절 저축을 많이 해야 가정도 나라도 부유해 진다고 들어왔었는데요. 실제 경제학에선 지나친 저축은 소비 위축을 불러와서 불황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이 경제학자들에겐 맞는 듯합니다.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 소비, 투자의 확대만이 불황을 넘어설 수 있는 현시대의 경제 메커니즘이란 걸 알게 되니 그다지 유쾌한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구차한 생존을 위해 산업화로 누리는 편익을 위해 현재의 경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경제학에서 간파한 바로 그 인간의 욕망인가 봅니다. 한 번에 이해하기엔 한계를 느꼈지만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더 읽어 봐야겠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케인즈의 대표 저작들을 직접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길 희망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