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찌결사대 -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40
김해등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에게 동화 작가로 많이 알려져 있는 정채봉 작가를 기리기 위하여 '정채봉 선생 10주기 추모 위원회' 에서 <정채봉 문학상>을 제정하였다. 무엇보다 출판사의 이해관계를 대상으로 하여 뽑는 상이 아니라, 1년 동안 국내 문예진에 발표된 모든 창작단편 동화 중에서 문학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하여 발표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켜볼 만한 문학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 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은  2011년 '류은'의 <그 고래, 번개>였고, 이어 2012년 '김해등'의 <발찌 결사대>가 대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지난 9월 샘터에서 <발찌 결사대>가 출간되었다. 그래서인지 <발찌 결사대> 책을 펼치면서 대상이 주는 기대감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하는 궁금한 마음이 더욱 컸던것 같다.

 

<발찌 결사대>는 대상작 '발찌 결사대'와 함께 '마술을 걸다', '탁이', '운동장이 사라졌다'와 더불어 총 4편의 단편이 수록된 김해등 동화집으로, 안재선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함께 하고 있다.

 

 

우선, '발찌 결사대'에서는 인간 세상에서 인간들에게 밉보이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비둘기들의 안이한 모습이 비추어 지고 있고, 거기에 거부하며 자아를 찾고 꿈을 찾아가는 주인공 초록목의 의지가 엿보인 내용이었다. 비둘기는 날개를 퍼덕이면 안되고, 절대 인간의 기분을 언짢게 하거나 놀라게 해서도 안되고,인간이 주는 음식만을 먹어야 된다는 '구구뒤뚱법'은 도시에서 살면서 잘 날지도 않는 통통한 비둘기를 빗대어 닭둘기라고 놀리는 것을 모티브로 한 것 같아 재미있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발찌 결사대를 조직하여 벌레를 잡아먹고 나는 연습을 하며, 새의 본분을 잊어버리지 않고 날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 날개짓하는것 같다. 앞으로 비둘기를 볼 때마다 닭둘기와 함께 이 이야기가 생각날 듯해서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함께 수록된 '마술을 걸다'에서는 세탁소집 늦둥이로 태어난 꼬마 마술사 유만수가 주인공이다. 전학간 첫날 학교에서 만난 유리를 여자친구로 만들기 위한 작전이 재미나게 소개되고 있다. '탁이'에서는 할아버지 집에서 살게 된 준호가 대숲에서 알을 품는 암탉 탁이를 만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운동장이 사라졌다'에서는 늘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더이상 운동장을 이용하지 않게 되자 운동장이 괴물로 나타나 심심하다고 몸부림치는 판타지적 성격이 강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괴물로 변한 운동장은 우리의 현실을 너무나 정확히 꼬집고 있어서 학교마다 이런 운동장 괴물이 나타나서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로 흥미롭게 다루고 있었다.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정채봉의 문학정신에 입각해서 생각해 볼 때, 이번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발찌 결사대>에서는 아이들은 가족이 주는 튼튼한 울타리 속에서 아이답게 자라며 자신의 소중한 꿈을 키워나가기를 바라는 김해등 작가의 마음이 엿보이는 듯 하였다. 특히, 구구뒤뚱법을 박차고 날아오른 발찌 결사대처럼 어떤 일이든 용기를 가지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알려주고 있어서 참으로 공감이 갔으며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격려해 주고 싶다. 동심이 일치감치 사라져 가고 있는 요즘... 새삼 '동심'이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단어이자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지켜주어야 할 또 하나의 의무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이들이 없다면 삭막한 세상이 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동심이 없다면 슬픈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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