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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길이 있단다 - 민족과 교육을 사랑한 으뜸 기업가 대산 신용호 ㅣ 샘터 솔방울 인물 13
김해등 지음, 김진화 그림 / 샘터사 / 2013년 8월
평점 :
어린 시절 대구에서 자란 저에게 가장 좋았던 기억중의 하나는
대구 제일 서적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대구 시내에 제법 큰 규모로 자리 잡고 있어서 대구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장소이기도 하였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마냥 기다리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던 셈이지요.
비록 지금의 대형서점처럼 편하게 마련된 자리 하나 없이 다들 서서 책을 읽었지만
그런 장소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넘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이런 문화를 조성하게 만든 사람을 책으로 만나보게 되었네요.
바로 교보생명, 교보문고 창시자인 대산 '신용호'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샘터 솔방울 시리즈 <책에는 길이 있단다> 입니다.
샘터 솔방울 시리즈는 기존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역사적 위인의 이야기보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 화가 나혜석,
우리나라 최초 국제기구 사무총장이 된 이종욱,
우리나라 구석기 고고학자의 아버지 손보기,
한국 최초의 의사를 만든 올리버 R. 에비슨,
...
이처럼 조금은 우리에게 덜 알려져서 다소 생소한 느낌은 들지만,
우리의 근대사를 이끌어 나간 인물들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는 책들이 많아서
더욱 매력적인 시리즈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샘터 솔방울 시리즈
민족과 교육을 사랑한 으뜸 기업가 대산 신용호
<책에는 길이 있단다>
글 : 김해등 / 그림 : 김진화
대산 '신용호' 선생은 1917년 일제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항일 운동을 하는 아버지와 소작 쟁의 운동을 하는 큰형으로 인해
어릴적 집안 환경은 곤궁할 수 밖에 없었고,
8살이 되던 해에는 폐병에 걸려 생사의 고비를 맞고 배움의 시기를 놓쳐
보통학교 조차 입학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에 주저앉지 않고 동생과 하숙생의 책을 빌려 독학하면서
카네기와 같은 사업가가 되어 민족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꿉니다.
'신용호' 선생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지만 결코 안주나 좌절을 하지 않고
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침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교육 보험을 만들고 교보생명을 창립하였고,
교보문고를 열어 책과 사람을 잇게 하려는 노력을 하였답니다.
<책에는 길이 있단다>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글밥도 제법 많아서 초등 저학년 보다는 고학년에게 권장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대산 '신용호' 선생의 굴하지 않는 의지와 책에 대한 확고한 믿음,
그리고 불우한 시대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 배움을 되새기며
남과 다른 창의적인 생각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풍족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되는것 같습니다.
또한, 책 속의 그림은 가난한 시대적 배경을 어두운 색으로 표현하였지만
종이를 오려서 붙이는 일종의 '콜라주 기법'이 사용되어서
지루한 감을 없애고 경쾌함과 보는 즐거움까지 주고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제 딸 솔이는 초등 2학년 이랍니다.
그냥 묵묵히 이 책을 읽기에 저도 그냥 지켜만 보았는데,
글밥의 양보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아서 힘들었을 듯...
그래도 전체적인 의미는 어느 정도 느끼는것 같았어요~
책을 읽고 난 후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서 한 독후활동~
책 속의 그림처럼 나름대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우리 가족이 요즘 관심을 갖으며 읽고 있는 책을 표현하였어요~
경복궁, 세종문화회관, 광화문광장,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청, 그리고 교보문고...
광화문 네거리를 기준으로 우리 가족이 자주 움직이다 보니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오고 가면서 자연스럽게 들리는 장소가 된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광화문 글판'은 신호등 앞에서 잠시 기다리가도 절로 눈길이 가게 되는데,
짧은 글귀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저도 참 좋아한답니다.
1년에 4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문안을 선보인 이 광화문 글판 또한
신용호 선생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23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데,
2007년에는 환경재단이 선정한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들 정도로
우리에게는 마음의 휴식을 안겨주고 사색하게 만들어 주는 글판입니다.
긴 추석연휴를 보내면서 몸의 양식을 잔뜩 살찌운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손잡고 교보문고 광화문점으로 나들이를 가서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는 책향기와 글향기를 만나 보아야겠습니다.
'광화문 글판 모음' 바로가기
2013 가을편,
김영일 시인의 <귀뚜라미 우는 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