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빛나는 순간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이켜 보면 나의 삶은 별다른 큰 어려움 없이 지나온 것 같다. 어쩌면 지나온 삶에 대한 미학 때문인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 어떤 결정에도 묵묵히 믿어주고 사랑해 주신 좋은 부모님과 어리지만 든든한 동생들이 있었고, 지금은 나름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가정을 꾸리고 있기에 평범하기가 제일 힘들다는 평탄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그 행복을 잠시 잊고 무미건조한 생활에 따분함이 베어나오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역경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드라마틱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런 생활 속에서 나에게 삶을 되돌아 보게 하고 내 삶이 절대로 따분하였거나 평범함이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 있어서 소개해 볼까 한다.

 

'푸른책들'에서 출간된 푸른도서관 시리즈 60번째 이야기 <얼음이 빛나는 순간>...  청소년 작가들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꾸준히 책으로 만나고 있는 작가 중의 한 명이 '이금이' 작가이다. '이금이' 작가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통찰 깊게 잘 조명하고 있는 작가라서 신간이 나올때마다 은근히 기대감을 가지게 해 주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것 같아 개인적으로 그녀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 이번 <얼음이 빛난는 순간>에서도 책을 덮고 나서 참 읽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입시 경쟁에 붙들려 사는 우리 아이들의 일면 속에서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저마다의 꿈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명문대 입시를 위한 동일한 목표로 만나 태명 고등학교 학생들! 그 곳 기숙사에서 한 방을 사용하게 된 네 명의 아이들... 전교 1등으로 입학한 석주,한 살 많은 나이와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는 지오, 영동 토박이로 입학했지만 일진 분위기를 풍기는 근석,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하는 한결... 이렇게 네 아이는 서로 다른 환경이 주는 묘한 긴장감 속에서 명문대 입학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공동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실질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석주와 지오이다.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이끄는 담담한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과거에서 현재로 오가면서 5년 정도의 시간을 메우며 그 동안에 자신들의 삶에 어떤 선택이 있었고 어떻게 변화가 되었는지 알려주고 있다.

 

석주와 지오를 통해 나 또한 평탄했다고 생각되던 삶 속에서도 매 순간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결국 인생이라 자기만의 선택이라는 것... '얼음이 빛나는 순간'이란 이른 봄 얼음이 녹는 냇가에서 깨진 얼음장이 흘러가다 반짝 하고 얼음장이 곧추설 때 햇빛이 반사되어 빛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에서 이금이 작가는 사람의 인생을 이것에 비유하였다. 얼음장이 그런 빛을 내려면 일단 얼음이 깨져야 하고 돌부리나 굴곡진 길을 두려워 하지 않아야 되는 것처럼 사람에게 고난이 닥쳤을 대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통해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가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있어서 많은 고민과 함께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때로는 그 선택에 후회와 절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온 선택의 후회와 절망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선택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욱 값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점에서 앞으로 나보다는 더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을 지금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선택을 가볍게 여기지는 말되 두려움도 갖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늘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