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따라잡기 - 제10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32
강은령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푸른책들' 출판사에서 주관한 '푸른문학상'이 올해로 벌써 10회를 맞이하였네요. 몇년동안 꾸준히 '푸른문학상' 작가들의 동화를 읽어왔는데, 아동청소년 분야에서 나올만한 주제는 한정되어 있을것만 같지만 늘 다양한 이야기가 새로운 형식으로 재미있게 나오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번에 만난 <달팽이 따라잡기>를 읽으면서도 그 신선한 매력에 책을 보는 저의 입가에는 절로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랐어요.

 

<달팽이 따라잡기>는 제 10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부문에 수상한 중.단편 작품을 모은 동화집입니다. 4명의 작가 강은령, 홍기운, 장한애, 오민영의 수상작 5편을 모아 엮어진 <달팽이 따라잡기>는 웃음과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과 철학까지 곁들여진 개성있는 책이었어요.

 

책 제목과 같은 '강은령'의 "달팽이 따라잡기"에서는 빠름과 느림의 상반됨을 통해 현대인들의 삶을 깨닫게 해주는 동화였답니다.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형진이의 엄마는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을 대변하고 있지만, 실수투성이에 꿈뜨고 느려서 달팽이라 불리우는 승우를 통해 우리에게 '느림'의 미학을 알려주고 있어요. 또한 승우를 보면서 몇일전 딸아이에게 알려준 속담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였답니다. 좋은 아이의 기준이 공부를 잘해서 칭찬받는 아이가 아니라, 그 무엇이 되었든 한가지 이상의 배울점을 지닌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보았답니다.

 

'홍기운'의 "보름이의 이사"는 그야말로 아이의 심리를 참 잘 표현한 이야기였어요. 모든 친척이 한 동네에 사는 것이 당연하였던 보름이가 학교에 다니면서 친척이 한 동네에 사는 것이 신기함을 넘어 창피한 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 또한 어릴적에 멀리 떨어진 친척집에 기차를 타고 갈때면 어찌나 설레였던지... 반면에 가족수가 줄어들고 이웃끼리도 험악해지는 사례를 보면서 가족이 한 동네에 모여 산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상반된 두 현실에서 보름이의 귀여운 이탈은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생각하게 해 주는 이야기였네요.

 

이야기로 친구들을 웃기고 싶은 재담이와 재담이 때문에 붙박이 신세가 되어 갖히게 된 떠돌이 이야기 귀신의 만남을 다룬 '장한애'의 "이야기 장롱"은 한 편의 옛날 이야기를 보는듯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재미있게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인기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우스꽝스럽게 꾸민 이야기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담겨져 있어야 함을 보여주는 글이었어요.

 

'장한애'의 또 다른 이야기 "여보세요! 아빠?"는 저를 가슴뭉클하게 한 이야기였어요. 마음을 담아 자유롭게 동시를 써오라는 숙제에 미지는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하며 아빠한테 전화할 때처럼 하고 싶은 말을 시로 씁니다. 미지의 거짓말이 담긴 시에서 미지의 진심이 느껴져 더 큰 아픔이 느껴진 이야기였어요.

 

'오민영'의 "고등어와 해결사"에서는 엄마의 가출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기표와 아스퍼거 증후군에 걸렸지만 탐정 동화 작가가 되는 꿈을 가진 지훈이의 이야기입니다. 마음의 병과 신체적 병을 가진 두 아이가 서로 도우면서 아픔을 이겨내고 교내 줄넘기 대회까지 극복하면서 우정을 쌓아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상대방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시사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섯편의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를 보았어요. 저마다 작가의 개성이 담겨있지만,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며 아이들을 마음깊이 이해하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네 작가의 데뷔작에 이어 다음 이야기는 어떨지 얼른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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