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랄라랜드를 찾아서...<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제목이 참 즐겁다. '랄라랜드'라고 하니 신나는 놀이기구가 잔뜩 세워진 놀이동산이 먼저 떠올라서 그런가 보다. 그러면서도 책 속에서 말하는 '랄라랜드는 어디일까?' 궁금한 마음에 상상을 펼치며 책을 들었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는 제 10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영리' 씨가 지은 책이다. 독특한 것은 열일곱살 소년 안용하의 일기를 소설로 나타냈다는 점이다. 7월 9일을 시작으로 쓴 일기는 9월 7일로 끝을 맺으면서 청소년기에 겪는 고민과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며 조금씩 현명한 해결 방안을 찾아가고 있었다.

주인공 용하는 기면병을 앓고 있다. 아버지의 빚보증으로 가족들이 모두 흩어져 살다가 이모할머니가 남겨주신 게스트하우스 덕분에 겨우 가족의 울타리를 이루며 살게 된다. 하지만, 이모할머니의 아들 피터 최가 귀국하면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게 되고 또 다시 집을 잃게 된 위기에 처한 용하네 가족들... 여행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배우고 이모할머니가 남겨주신 게스트 하우스의 뜻도 깨닫게 되면서 피터 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한편, 용하는 전학 온 학교에서 전학생이란 꼬리표와 함께 기면병이 알려지면서 재수탱 녀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랄라랜드'에 대한 이야기에 여학생 은새도 용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은새를 통해 드럼 채를 잡고 리듬을 느끼면서 조금씩 기면병을 극복하게 되고 재수탱 녀석들과의 한판 승부로 더이상 괴롭힘도 당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랄라랜드'의 진실도 밝혀지면서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게 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잠들어 버리는 기면증 환자의 이야기는 가끔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청소년의 입장에서 쓴 책은 처음 만나본 것 같다. 한참 스트레스와 고민이 많을 청소년기에 드러내기 싫은 기면병을 이겨내고자 시작한 일기쓰기... 망할 고 할아버지로 인해 매일 수면 일기를 쓰게 되었지만 일기는 용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비밀 친구가 되었고, 일기를 쓰면서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며 기면병에서 빠져나갈 방법과 용기를 찾을 수 있었다.

'랄라랜드'는 결국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우리 모두에게 '랄라랜드'를 향해 가라고 권하고 있다. 청소년기에 바라보는 '랄라랜드'는 무엇이 있을까? 용하와 은새가 '랄라랜드'라는 록밴드를 결성하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품은 것처럼, 음악이나 미술, 연극 등 예술 분야가 될 수도 있고, 농구나 축구처럼 운동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취미 활동이나 공부가 될 수도 있다. 그 무엇이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열심히 쏟아낼 때 비로소 그곳이 '랄라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랄라랜드'가 어떤 멋진 곳이 될지는 각자가 스스로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에 달린 것이다. 40대를 바라보는 나... 나의 '랄라랜드'는 어떠한지 잠시 되돌아보게 된다. 이 나이가 되면 꿈도 잠시 주춤하게 되는것 같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덕분에 다시 '랄라랜드'에 대한 작은 꿈을 꾸며 용기를 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