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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ㅣ 동화 보물창고 50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7월
평점 :
몇일전... TV 프로그램에 한 연예인이 나왔다. 사람들은 그의 인상이 '키다리 아저씨' 같다고 하였고,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들은 물론, TV를 보는 많은 시청자들이 그 의견에 함께 공감을 하였던 것 같다. 이렇게 우리 모두에게는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공통된 이미지가 막연하게 그려져 있다. 이러한 이미지에는 키가 크고 편안한 생김새를 가진 외모뿐만 아니라 늘 내 얘기를 말없이 들어주고, 타인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선량한 마음씨까지 갖춘 신사적인 모습이 들어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키다리 아저씨'를 동경하고 그와 같은 따스한 사람을 찾으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진 웹스터' 작가가 쓴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로 출간 100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 100주년 기념판으로 출간된 책 '보물창고'의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원작을 바탕으로 한 수많은 키다리 아저씨가 배출되었고, 나 또한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통해 이미 여러차례 비슷한 내용을 접하기도 하였지만 이번에 이 책을 새로 읽음으로 해서 원작이 가지는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보았다.
고아원에서 자란 주디(제루샤 애벗)는 이름 모를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 가게 된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주디가 해야 할 일은 한 달에 한 번 대학 생활을 담은 감사의 편지 쓰기... 대학생활이 시작된 주디는 갑자기 변한 생활이 낯설기만 하다. 제대로 된 가족, 가정, 친구, 서재를 모두 갖추고 산 아이들이 몸으로 흡수하듯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을 들어본 적도 없는 주디는 새로운 것을 배워 아이들을 따라잡고 평범한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로 쓰면서 자신의 놀라움과 생각, 고민을 스스럼 없이 글로 표현하게 되고, 아저씨를 유일한 가족처럼 가깝게 느끼게 된다. 한편, 키다리 아저씨인 저비 도련님은 주디의 친구 줄리아의 먼 친척으로 학교에 방문을 하면서 주디와 가깝게 지내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주디는 저비와 마음이 잘 맞고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고아라는 이유로 저비의 청혼은 거절한다. 자신이 청혼을 거절해야만 되는 이유를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로 이야기하면서, 결국 키다리 아저씨와 저비가 동일 인물임을 알게 된 주디는 자신의 사랑을 찾게 된다.
<키다리 아저씨>는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주디의 솔직하고 당당한 마음을 표현한 통통 튀는 글과 엉뚱하게 그려진 그림을 통해 주디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수 있는 재미난 성장소설이었다. 하지만 주디의 이야기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키다리 아저씨의 생각과 느낌은 제대로 알 수가 없는 상황속에서, 갑작스러운 청혼과 빠르게 진행되는 결말은 조금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만나 보았던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설레이는 감정은 크게 느낄수 없었고, 느낌도 많이 달랐던 것 같다. 다만 대학 생활을 하면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주디를 통해 100년전 당시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의 사고 방식, 그리고 대학 생활을 엿보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수 있어서 참 즐거웠다. 고아원이라는 불행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밝고 낙천적으로 생활하는 사랑스런 주디를 보면서 행복은 나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자 하는 사람이 스스로 찾아나서는 거라는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