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 동화집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0
그림 형제 지음, 아서 래컴 그림, 이옥용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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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도서분야의 경우는 우리 기성세대의 어릴적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한 혜택을 받는것 같아 살짝 부러움마저 느껴지네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만 해도 집에 세계명작동화 한 세트가 있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으쓱할 정도였는데, 요즘은 종이책도 다양하게 전문적으로 세분화되어 출간될 뿐만아니라 전자책이나 다양한 활용교구까지 나와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책을 접할수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새로운 책들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변함없이 꼭 읽는 책이 있다면 바로 명작동화가 아닌가 싶어요. 그것은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명작동화야말로 우리 삶의 근간이 되는 이야기 때문인것 같구요. 더욱이 점점 개인화되면서 감정이 매말라가고 있는 요즘 현대사회에서 옛이야기를 통한 바른 인성을 키우는 것은 중요한 일이 되면서 필독서가 되다 싶이한 것 같네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작동화 중에는 백설공주, 숲 속의 잠자는 공주,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빨간모자, 개구리 왕자... 등 제목만 들어도 모두들 고개를 끄덕일만한 재미난 이야기가 있어요. 이들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그림 형제'의 작품이라고 알고 있는 책들입니다. 이 이야기들은 얼마전 아이와 함께 <그림 형제가 들려주는 독일 옛이야기>라는 어린이 책으로 다시 만나본 적이 있었을뿐만 아니라,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청소년을 위한 '올 에이지 클래식' 시리즈 중에서 <그림 형제 동화집>으로도 만나보았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같은 출판사의 '네버엔딩 스토리' 시리즈 중에서 <그림 형제 동화집>으로 또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올 에이지 클래식' 시리즈의 <그림 형제 동화집>과  '네버엔딩 스토리' 시리즈의 <그림 형제 동화집>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번역가도 같은 사람이고,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라서 그런지 내용과 그림이 똑같은 책이더라구요. 차이점이 있다면, '올 에이지 클래식' 시리즈의 <그림 형제 동화집>에서는 19편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반면,  '네버엔딩 스토리' 시리즈의 <그림 형제 동화집>에서는 12편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과 몇 작품의 제목이 살짝 다르게 표현되었더라구요.

 

<그림 형제 동화집>은 그림 형제가 직접 창작한 순수 이야기들이 아니라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독일의 옛 이야기들을 그림 형제의 관점에서 수정하고 개작하여 최초로 책으로 펴 낸 작품이랍니다. 1812년 <어린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옛이야기>가 초판으로 발행된 후 꾸준히 더해지고 다듬어져, 1875년에 마침내 211편의 옛 이야기가 7판으로 나오게 되었구요. 2005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답니다. 그만큼 <어린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옛이야기>는 전 세계의 어린이를 위한 명작으로 자리 잡았을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모티브를 제공하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 같습니다.

 

'네버엔딩 스토리'의 <그림 형제 동화집>은 그림 형제의 대표작 12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우선, 이야기들의 제목들을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점이 조금 있어요. '숲속의 잠자는 공주'는 '들장미 공주', '개구리 왕자'는 '개구리 임금님' 등으로 되어 있는데 번역가의 뜻에 따라 원문을 살려서 번역했기 때문이랍니다. 조금 생소한 느낌은 들지만 원제목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어요.

 

<그림 형제 동화집>은 처음에 어린이보다는 어른을 염두해서 쓴 책이라서 그런지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도 가감없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편이네요. 그나마 지금은 주요 독자가 어린이다 보니 교육적인 관점에서 내용이 많이 수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만나보는 상당히 부드럽고 완화된 유아용 책과는 내용이 다른점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백설공주'에서 계모가 숯불에 뻘겋게 달아오른 슬리퍼를 신고 쓰러져 죽을때까지 춤을 춰야 했다는 결말이나, '헨젤과 그레텔'에서 마녀가 아이를 푹푹 삶거나 바삭바삭 구워서 먹는다는 표현, '라푼첼'에서 왕자의 두 눈을 고양이 발톱으로 박박 긁어 뽑아 버릴거라는 마녀의 말, '까마귀 일곱 마리'에서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잘라 열쇠로 사용한 누이 동생, '신데렐라'에서 슬리퍼에 발을 맞추기 위해 엄지발가락과 뒤꿈치를 자른 언니들... 이러한 모습은 자유와 인권이 강화된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장면입니다. 하지만 그림형제가 활동한 19세기 초, 또는 그 전부터 구전되어 전해진 동화였다는 점을 본다면 독일이나 유럽의 옛 모습을 상당히 많이 들여다 볼 수 있는것 같습니다. 임금이나 왕비가 있던 시대, 농경사회가 중심이었고, 마녀 사냥과 같은 끔찍한 형벌이 가해지거나 아이를 버리는 사회, 문화적 풍습 등을 이야기를 통해 엿볼 수 있었어요. 이런 끔찍한 장면에 반해,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찾을 줄 알고, 목표를 위해 늘 최선을 다하고, 긍적적이고 밝고 낙관적인 성격, 용기를 내고 꿋꿋히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전래동화가 우리에게 물려주는 좋은 가르침인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딸아이와 함께 학교에서 권해주는 '초등 권장도서'를 보기 위해 도서관을 자주 찾고 있어요. '초등 권장도서'를 살펴보니 그림 형제의 동화집은 없었지만 우리나라의 전래동화가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좋은 옛이야기도 <그림형제의 동화집>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고 읽혀진다면 참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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