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 보살 - 일본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
나리타 마미 글, 차은영 그림, 원진숙 감수 / 정인출판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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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출판사'의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 중 9번째 이야기 <삿갓 보살> 입니다.

'색동다리 다문화'는 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등

7개 나라의 14편 동화를 통해 세계 여러나라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시리즈예요.

그 중에서 이번 <삿갓 보살>은 일본에서 전해내려온 전래동화로,

현재 초등학교에서 이중언어 강사로 활동중인 '나리타 마미'님의 글과

'차은영' 일러스트의 그림이 담긴 책이랍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가 살았어요.

이 부부는 매일 삿갓을 만들면서 어렵게 지냈지만 늘 사이좋게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았어요.

한 해의 마지막 날, 설날을 앞두고 먹을 것도 없고 돈도 없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삿갓을 만들어 내다 팔아서 장을 보기로 하고 온종일 삿갓 다섯개를 만들었어요.

할아버지는 삿갓을 팔러 시끌벅적한 장에 나갔지만 삿갓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가 뉘엿뉘엿 지고, 바람은 매섭게 불고, 눈은 점점 많이 내렸어요.

그런데 눈보라 속에서 지장보살님 여섯이 나란히 서 있는 게 보였어요.

할아버지는 지장보살님을 손으로 쓰다듬어 주고, 삿갓과 자신의 낡은 보자기까지 씌워 주었어요.

그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뜨거운 물만 마시고 나서 얇은 이불을 덮어쓰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이윽고 깊은 밤... 여러 사람이 한목소리로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렸어요.

"할아버지 집은 어디에 있나? 삿갓을 씌워 주신 할아버지, 할아버지 집은 어디에 있나?"

지장보살님이 노래를 부르면서 수레에 쌀, 떡, 생선, 옷, 금화를 가득 쌓아 놓고는 갔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고개 숙여 마음속으로 깊은 감사를 드렸고, 행복한 설날을 보냈답니다.

 


책의 뒷편에는 본문의 그림과 함께 일본어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답니다.

일본어는 모르지만 딸아이가 일본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일본어로 표현된 것 자체에 호기심을 많이 가지며 신기해 했어요.


 

책을 보는 딸아이의 모습이랍니다.

긴 주걱턱의 할아버지와 통통한 볼의 할머니 모습도 참 익살스럽게 표현되었구요.

삿갓과 보자기를 쓴 돌로 된 여섯 보살님이 노래를 부르며 "영차~ 영차~"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집을 찾아오는 모습을 딸아이가 너무나 재미있어 하였어요.

이야기 자체가 참 따스하기도 하지만 그림도 부드럽게 표현되어서 그런지

읽는 내내 마음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삿갓 보살>은 일본에서 전해내려져 오는 이야기 입니다.

짧게나마 이야기 속에서 일본의 섣달 그믐날과 설날의 풍습도 함께 알 수 있었고요.

그림을 통해 일본의 가옥과 의상, 그리고 불교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어서 흥미로왔어요.

이야기 속에서 왜 지장보살이 등장했을까 궁금한 마음에 알아보니,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에게 가르침을 베풀고 착한 마음으로 이끄는 자비로운 보살로

모든 중생을 지옥의 고통으로부터 구제하여 극락으로 인도하는 보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장보살의 등장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고운 마음씨를 더욱 돋보이게 함과 동시에

가난하지만 착한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행복한 설날을 선사함으로 해서

'착한 일을 하면 즐거움이, 악한 일을 하면 괴로움이 과보로 따른다'라는

불교 윤리의 바탕인 인과응보 사상도 알려주는듯 하였어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타인에게 베푸는 모습도 물론 훌륭하지만,

가난하며 자신이 가진 것이 적은 상황속에서도 감사하며 나눌줄 아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착한 마음씨는 더욱 훌륭해 보입니다.

노부부를 통해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배울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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