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살아계실 적에 - 이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꼭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
요네야마 기미히로 지음, 이윤희 옮김 / 삼양미디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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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라는 단어는 세월이 갈수록 애잔함을 주는 말인것 같습니다. 특별히 부모님과 트러블이 없이 비교적 원만하게 자란 사람도, 부모님의 가슴에 큰 상처를 심어 준 사람도 자식에게 있어서 부모님은 언젠가는 되돌아 가고픈 고향이자 언제든지 되돌아 갈 수 있는 커다란 안식처 같은 느낌을 주지만, 언젠가는 그 고향이자 안식처가 우리에게서 영원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함이 애잔함으로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 살아계실적에>라는 책 제목을 처음 보면서 웬지 읽는 내내 눈물을 자아낼까봐 처음부터 읽을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 당장 나와 부모님이 해결해야 될 문제가 아니더라도 장차 언젠가는 나와 내 자식간의 문제일수도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의 조언을 들어보고 싶었답니다.

 

'삼양미디어'에서 출간된 <부모님 살아계실적에>는 일본의 신경과 전공 의학박사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요네야마 기미히로' 님의 신간이랍니다. 신경과 의사로 활동하면서 만나온 환자들뿐만 아니라 치매를 앓았던 어머니를 9년이란 긴 시간동안 간병한 경험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그 후 10년간 아버지와 대화로 이어온 시간속에 얻은 소중한 생각들을 정리해서 우리들에게 아주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고 있답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부모님 살아계실적에 역사(history), 돈(money), 건강(health), 병간호(care), 죽음(last)이라는 5가지 영역에 대한 대화가 필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어요.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내비치기 보다는 감출줄 아는것을 미덕으로 삼아온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더군다나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라는 것 자체가 그리 활발하지 않은 지금의 중.장년층들에게는 부모와 살갑게 대화를 이어나간다는 것 자체가 힘겨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기다 돈이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꺼내야 된다는 것은 목구멍에 생선가시가 박힌 것처럼 껄끄러움을 넘어 생각만으로도 참으로 힘든 내용이었어요. 언젠가는 내 앞에 일어날 일이고 한두번 말을 하다보면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서도 조금 담담히 받아들일수도 있을것 같기는 하지만 아직은 선뜻 용기가 나지 않네요. 하지만 조금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미리 많은 대화를 통해 부모님의 생각과 마음을 알고 있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병원이나 자식의 입장이 아니라 부모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것 같아 현실적으로는 상당히 도움되는 말인것 같았어요.

 

하지만 결국, 이 책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말은 단순히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 미리 부모님의 죽음을 대비하라는 것보다는 부모님이 살아계실적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라는 충고를 주는듯 하였답니다.  지금껏 표면적으로만 보아왔던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 전부인양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바탕으로 하여 부모님의 인생을 들여다 보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함께 세우고, 나아가서 우리 가족의 역사를 이어가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될 일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또 다른 효도의 한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우리가 잘 아는 고사성어 중에서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라는 말이 있어요. '자식이 부모에게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 최근에 저는 하나씩 늘어나는 저의 흰 머리칼과 주름을 들여다 보면서 하얗게 서린 부모님의 백발과 깊은 주름이 자꾸 떠오르더라구요. 부모님은 항상 저의 든든한 기둥으로 서 계실줄 알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갈라지고 부서져 내리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번에 <부모님 살아계실적에>를 읽고 나니 그 기둥이 쓰러지기 전에 더 자주 찾아뵙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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