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의 전설 - 필리핀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
바두아 로이다 글, 김민아 그림, 원진숙 감수 / 정인출판사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정인출판사'의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를 접하면서

지금까지 만나본 책들과는 참으로 다른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처음 들어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다문화 가정의 엄마 나라에서

옛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친근감도 들구요.

창작동화, 전래동화, 명작동화의 느낌이 조금씩 포함되어 있어서

책 한권 한권을 읽을때마다 새롭고 재미있는것 같아요.

 

이번에 만난 책은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

<파인애플의 전설>로 필리핀에서 전해 내려져 오는 전설입니다.

<파인애플의 전설>은 '바두아 로이다' 엄마가 글을 쓰고,

'김민아'님의 그림이 담긴 책이랍니다.

 


 

옛날, '피나'라는 예쁜 아이가 살았어요.

피나의 어머니는 외동딸인 피나를 무척 사랑해서 피나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 주었어요.

피나는 점점 버릇없고 철없는 응석받이에, 게으르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아이로 자랐어요.

어느날, 피나의 어머니가 병이 들어 꼼짝할 수 없어서 피나에게 죽을 부탁했어요.

"싫어, 난 못 해. 내가 그렇게 어려운 일 을 어떻게 해?"

피나는 마지못해 부엌으로 내려가서 필요한 것을 챙겼지만 나무주걱을 찾을 수 없었어요.

"나무주걱이 없는데 어떻게 죽을 만들어요?" 피나는 귀찮고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넌 눈으로 보는 것조차 하지 않으려는구나!

나무주걱을 찾을 수 있게 너한테 눈이 천 개쯤 생겼으면 좋겠다"

조금 뒤 갑자기 집 안이 조용해졌고, 피나를 불렀지만 나타나지 않았어요.

피나의 어머니는 이웃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기운을 차린 후, 동네를 다니며 딸을 찾았어요.

그러다 어느날, 어머니는 아이의 머리 크기 만한 이상하게 생긴 노란 열매를 하나 발견했어요.

노란 열매에는 뽀족한 가시들 사이로 천 개나 되는 까만 눈이 나 있었어요.

천 개의 눈... 천 개의 눈 가운데 그 어느 것도 볼 수도 없고,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어요.

어머니는 피나를 추억하기 위해 노란 열매의 씨를 밭에 심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어요.

피나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서야 많은 사람들에게 아량을 베풀수 있게 되었지요.

그래서 필리핀 사람들은 이 노란 열매를 피나의 이름을 따서 '피냐'라고 부른답니다.

 

엄마의 말이 저주가 되어 피나는 천개의 눈이 달린 파인애플이 되어서야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수 있는 아량을 가지게 되었어요...

<파인애플의 전설>은 이처럼 게으르고 이기적인 모습보다는

베풀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지는 것이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얼마나 소중하고 예쁜 모습인지를 알려주는책인것 같습니다.


 

책을 보는 딸아이의 모습이예요...

응석받이로 자란 피나의 모습을 함께 보면서 울 딸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엄마가 아파서 죽을 끓여주는 일조차도 귀찮아 하고 짜증내는 모습에

울 딸도 "엄마, 피나처럼 이러면 안돼지..."하고 말하네요.

하지만 제가 정말 아플때 과연 울 딸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린 아이가 파인애플로 변했다는 이야기의 결말은 비록 전설이기는 하지만

조금 놀랍기도 하고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답니다.

그래서인지 울 딸은 책을 모두 읽고 나서도 뾰루뚱해 하며 피나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아냐, 피나는 멀리 여행을 갔을거야. 나중에 착한 아이로 다시 돌아올거야."

그러면서 끝까지 파인애플이 되었다는 것을 부정하더라구요.

 

저도 딸아이 하나라서 참 많이 예뻐하고 사랑한답니다.

그래서 피나의 엄마처럼 원하는 것은 웬만하면 들어주려고 하고,

아직 어리기만 한 거 같아서 아이의 손을 많이 덜어주는 편이지요.

하지만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해서 늘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방법은

오히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겠다 싶네요.

"싫어... 이건 엄마가 해... 엄마가 도와주어야 될 것 같아..."

이런 말을 자주하는 딸아이의 모습은 어쩌면 피나의 한 모습이 아닐까 싶어서

살짝 뜨끔한 마음이 들면서 걱정스러움이 밀려들기도 하였구요.

어쩌면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앞으로는 남을 이해하고 보살필 줄 아는 소중한 마음은 물론,

성실함과 자립심이 많은 아이로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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