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헤는 밤
발레리 홉스 지음, 모난돌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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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살이 된 딸아이는 초등 입학을 앞둔 예비초등생이랍니다. 아이가 첫 사회에 발을 내딛는 유치원 입학때에도 제 마음이 참으로 설레었었는데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생각하니 설레임과 함께 묘한 긴장감이  들구요. 무엇보다 이제는 정말 아이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구나 싶은 생각과 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가시질 않네요. 그런 와중에 만나게 된 책 한권... 책을 읽고 나서도 한참이나 제 가슴속에 맴돌고 있는 깊은 인생 이야기...  바로 '내 인생의 책'에서 출간된 '책가방 문고' 시리즈 28번째 이야기 <양 헤는 밤> 입니다.

 

<양 헤는 밤>은 주로 어려움에 직면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알려주고 있는 미국 작가 '발레리 홉스'가 지은 책으로, '캘리포니아 영리더 메달'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답니다. 원제는 <Sheep>인데 우리나라에서 번역되면서 <양 헤는 밤>으로 제목이 바뀌었네요. 제목이나 표지의 첫 느낌은 '알퐁스 도데'의 <별>을 떠오르게 했어요. 굉장히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책 내용은 서정적이면서도 인생의 깊이 있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고 가슴깊이 와닿았답니다.

 

밥 아저씨의 목장에서 양몰이 개인 보더콜리(Border Collie)로 태어난 주인공 잭은 덱스 할아버지와 아빠를 따라 최고의 양몰이 개가 되는 것이야 말로 마땅히 해야 되는 일이고 온 마음을 다 바쳐서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목장에 불이 나면서 잭은 형제 개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내몰리게 된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주인 페넬로프를 만나게 되지만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쇠사슬로 개집에 묶인 것에 견딜수가 없었고, 양몰이 개들과 함께 뛰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라고 생각해서 집을 나오게 됩니다. 마음씨 좋은 염소 아저씨를 만나면서 사물의 진정한 의미라든지 가장 훌륭한 삶을 사는 방법 같은 철학적인 많은 것을 배우며 함께 하지만 아저씨의 죽음으로 다시 떠돌이 개로 살아가게 됩니다. 잭은 날치기 아저씨와 악쓰기 아저씨를 만나 나쁜짓도 함께 하지만 결국 버림을 받게 되고, 유기견 보호소에 잡혀갔다가 '행복한 빌리 대 서커스'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티파니'를 만나게 되고, 먹고 자는 것도 보장받지만, 자유를 잃고 늘 갖혀 살며 바보같은 서커스 생활을 해야되는 것이 끔찍하게 느껴져서 탈출합니다. 우연히 철로 위에 서 있던 소년 루크를 구하면서 서로 친구가 된 잭은 소년의 집에서 살고 있는 착한 루크에게 부모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결국 루크와 함께 작지만 따스한 새 가정을 찾으면서 자신이 원하던 목장에서 보더콜리로의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할 일을 찾아 나선 보더콜리 잭의 이야기는 결국 잭을 대신해서 우리의 인생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유기견 보호소'에 갇힌 개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착한 목자 소년의 집'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서 전혀 다른 집단이지만 결국 같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에 저는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이렇게 비록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양 헤는 밤>에서는 개가 바라보는 세상을 통해 우리에게 우리의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어요. 고통스러운 현실에 맞서 살아가면서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나서는 잭의 모습은 힘들고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힘이 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도 함께 알려주고 있었답니다.

 

끝으로, 잭의 꿈속에 나타난 염소아저씨가 들려준 인생 이야기로 마무리 할까 합니다.

"인생은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게 아니란다, 양치기. 슬픈 얘기지만 사람들은 그걸 몰라. 돈이나 많이 벌려고 하고 큰 차며 호화로운 집을 가지려고 하지. 그러면서 스스로를 만신창이로 만드는 거야. 사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많은 것이 필요한 게 아니야. 잠잘 곳과 배를 채울 따뜻한 음식, 정직한 일, 좋은 친구만 있으면 돼. 여기에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이 있지. 너는 그게 뭔지 알지? 사람은 자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좋아진다는 걸 알아야 해. 그리고 조금씩 더 나아지기 위해 부족하지만 머리를 썼다는 사실도 알아야 하고."

아저씨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혹시나 나 스스로를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떤 행복을 찾아 어두운 곳을 헤매고 있는지 잠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에게 이 행복의 의미를 잘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들은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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