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한가족이야 ㅣ 고인돌 그림책 11
핌 판 헤스트 글, 닌케 탈스마 그림, 정낙선 옮김 / 고인돌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도서출판 '고인돌'에서 출간된 '고인돌 그림책' 시리즈
12번째 이야기 <우리는 한가족이야> 입니다.
<우리는 한가족이야>는 네덜란드의 동화작가 '핌 판 헤스트'의 글과
네덜란드의 화가 '닌케 탈스마'의 그림이 담긴 책으로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따스하게 다루고 있답니다.
언제나 꽃무늬 옷을 입고 여러 갈래로 머리를 땋은 로지타는 다섯살 아이입니다.
엄마, 아빠, 그리고 로지타는 한 식구에요. 이상할 게 없는 보통 가정이죠.
어느날 로지타는 친구 마리와 놀다가 다락방에 있는 엄마 물건으로 엄마 흉내를 냅니다.
"이 뱃속에 누가 있는지 아니? 나야! 내가 이렇게 엄마 뱃속에 있었어."
"넌 엄마 뱃속에 없었어. 넌 너희 엄마가 낳은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왔대."
그날 로지타는 이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결국 식탁 앞에서 울게 됩니다.
엄마와 아빠도 울고 계셨고, 아빠는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것은 로지타의 입양에 대한 이야기였답니다.
로지타는 자기가 들은 이야기를 생각해 보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어요.
"그럼 저한텐 엄마도 두 분이고, 아빠도 두 분이네요!
와, 이건 정말 굉장한 일이에요!"
책을 보는 7살난 딸아이랍니다.
지금껏 다문화 가정에 대한 책은 여러번 읽어보았지만
이렇게 입양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룬 이야기는 처음 접해본 것 같아요.
5살난 로지타를 만난 울 딸은 처음에는 자신보다 두 살이나 어린 동생이라며
너무나 좋아하면서 즐겁게 읽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로지타가 엄마가 낳은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친구 마리의 이야기에 급 우울모드로 돌입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로지타가 어디서 왔는지, 왜 입양되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입양 이야기가 너무나 슬프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제 딸의 경우는 아이가 유치원에 가 있는 시간을 빼고는
하루에 거의 20시간씩 저와 붙어있기 때문에
'엄마'는 엄마 그 자체를 넘어 친구이자 선생님이기도 하면서
세상에 단 하나인 존재이고, 늘 자신 곁에서 지켜주는 사람으로
깊이 인식하고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곁을 떠나 또 다른 엄마와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딸 아이에게는 가슴이 아프게 느껴진것 같네요.
아직 우리 사회는 '입양'에 대해서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든것 같아요.
오랫동안 유교 사상이 지배하면서 가문과 제사를 중요한 문화로 생각해서인지
우리 조상들은 유난히 핏줄에 강한 집착을 가졌던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나와 다른 혈육을 한가족으로 받아들이기란
대부분의 경우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개 입양을 하는 유명인들이 늘어나면서
입양에 대한 생각도 많이 누그러지고 있는것 같아요.
특히, 오늘 만난 <우리는 한가족이야>에서는
입양을 밝고 편안한 분위기로 설명하고 있어서
입양에 대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일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입양이라는 것이 한 부모에서 버려져서 새로운 부모를 만나는게 아니라
'자신을 사랑해주는 부모가 두 분씩 생기는 멋진 일'이라는 로지타의 말이
저에게도 가슴벅차게 느껴졌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도 입양에 대해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편안히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사고가 형성되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