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왕의 역사 -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박영현 편저, 한종수 감수 / 삼양미디어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평소에 꾸준히 접하는 책으로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가 있어요. 비록 상식을 접하고 배운다는 의미에서 읽기 시작했지만 결코 상식선에서 그치는 단순한 책들이 아니라 문화, 예술, 종교, 정치,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적당히 파고 들면서 우리에게 지식을 심어주는 그런 책들이랍니다. 그런데 묘한 중독성이 있다고 해야 되나... 한권이 두권이 되고, 두권이 세권이 되더니 어느새 제 책장에 제법 많이 꽂혀 있더라구요. 그리고 이번에 제가 14번째로 읽게 된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 <왕의 역사> 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는 학창시절에 배우기는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잊어버린 것도 많고, 아이가 자라면서 그 필요성이 점점 커지더라구요. 더군다나 제가 기존의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를 접하면서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로마 제국의 역사>,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지도 지리 이야기>,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통으로 읽는 중국사> 등을 읽으면서 그때마다 우리 나라에 대한 역사도 조금 더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어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왕의 역사>가 신간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왕의 역사>는 고구려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오천 년의 역사를 이끌어 온 우리나라의 위대한 왕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물론 우리의 역사는 단군 조선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이 책에서는 왕조의 시대가 펼쳐지면서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시점인 고구려부터 일제 침략으로 왕조의 역사가 끝나버린 조선까지를 다루고 있어요.

<왕의 역사>는 역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역사가가 집필한 책이 아니라 소설가 '박영현'씨가 '역사의 기록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풀어내자'는 집필 원칙을 가지고 쓴 책이랍니다. 물론 '김부식'의 <삼국사기>나 일연의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그리고 일본의 고대사를 정리한 <일본서기>나 중국의 사서 등을 참고로 역사자료를 분석하여,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의문점이나 개인적인 견해도 살짝 첨부했더라구요. 그 과정에서 오천 년 역사 속의 수많은 왕들을 단 한권의 책으로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했었는데, 왕의 계보를 중심으로 역사의 중심에 선 왕들의 굵직한 사건이나 행적 등을 살펴보면서 우리의 역사 흐름을 알아가는 정도로 비교적 가볍게 서술하고 있었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간략한 설명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기에는 부담없이 좋았던것 같아요. 

중국의 정치 형태를 수용한 '수렴청정'의 실시가 7살에 왕위에 오른 고구려 '태조왕'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구요. 소금 장수 출신에서 고구려 15대 왕좌에 오른 '미천왕'과 평민으로 지내다 백제 11대 왕에 오른 '비류왕'은 유사한 점이 많았다는 것도 비교해 볼 수 있었어요. 중국에 신하의 예를 지키면서 굴욕적인 외교를 펼친 고구려 '고국원왕'과 신라의 '진덕여왕'의 모습 뒤에는 가족과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구요. 역사상 최초의 혼혈 세자로 왕에 등극한 고려 '충선왕'에게서는 원나라에 복종하고 의지하는 안타까운 우리의 역사도 살펴볼 수 있었지만, 현재까지 남아 있는 두루마기나 족두리와 같은 의복과 장사치와 벼슬아치와 같은 단어들이 몽골의 풍습이 유행한거라니 놀랍기도 하였어요. 한국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자 TV 사극 드라마의 열풍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신라 '선덕여왕'은 그 강인함과 총명함에 비해 국정 운영에서는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한 것 같아 실망스러웠구요. 어린 '사반왕'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른 백제 '고이왕'이나 어린 조카를 겁박하여 왕좌를 차지한 고려 '숙종', 계유정난의 피바람 속에서 천륜을 저버리고 왕좌를 탈취한 조선 '세조'의 모습은 모두 너무나 잔인해 보였지만, 그 누구보다도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왕들로 평가받기도 하였습니다. 뿐만아니라, 현재 서울 수돗물의 이름인 '아리수'는 고구려가 한강을 부르던 이름으로 광개토대왕비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나, 신라 시대의 길쌈 시합에서 노래와 춤을 추며 어울리던 행사 '가배'가 한가위로 발전하였다는 것, 신라시대 장보고의 수하 '염장'에서 비롯된 '염장 지르다'라는 말의 유래, 조선의 태조와 태종 사이의 일화에서 생긴 '함흥차사라'는 말... 등의 작지만 재미나고 알찬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에 <왕의 역사>를 통해 유독 비운의 죽음이 많았던 백제 왕들을 새롭게 볼 수 있었구요. 박씨, 석씨, 김씨로 구성된 신라 왕들의 뒤죽박죽 얽혀 있는 가계도 속에서, '지증왕' 이전의 '거서관 - 차차웅 - 이사금 - 마립관' 이라는 호칭의 변화를 가진 신라 왕들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가지며 넘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었답니다.

10월 3일... 얼마전 '환웅이 천신인 환인의 뜻을 받아 하늘의 문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홍익인간의 뜻을 펼쳤다'는 개천절로 4343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비록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한국인을 쉽게 통치하고 식민지화 하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조직적으로 역사를 조작한 '식민사관'을 펼침으로 해서 단군 조선에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역사가 축소되기 시작하였고, 철저히 왜곡되거나 단절되어 버리기도 하였어요. 물론 지금까지도 그 영향을 받다 오고 있지만 단군정신을 바탕으로 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이 지속적으로 살아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최근 자라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많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국어,영어, 수학만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인해 학교 교육에서 역사 수업마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우리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최근에 자신의 역사를 확대하고 왜곡하는 일본과 중국의 교과 과정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때 비로소 우리도 일본과 중국에 맞서 당당하게 우리의 의견을 주장하고 우리 것을 지켜 나갈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런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바르게 알려주는 것은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닌가 하는 의무감이 듭니다. 이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이하여 즐겁고 재미있는 책이나 가슴 깊이 울리는 감동이 있는 책도 좋지만 우리의 역사를 알려주는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왕의 역사>를 아이와 함께 하면 어떨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