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믿음 쿠폰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4
신지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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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에서 출간된 '네버엔딩 스토리' 시리즈 중에서 34번째 이야기 <안믿음 쿠폰>을 만났답니다. <안믿음 쿠폰>은 2009년 제7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과 2010년 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평론가상'을 각각 수상한 '신지영' 작가의 작품으로, 푸른문학상 작품을 비롯하여 작가의 최근 작품을 모아 펴낸 첫 단편집이랍니다. 

지금껏 제가 만나본 '네버엔딩 스토리' 시리즈는 주로 세계명작이나 우리나라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 만나본 <안믿음 쿠폰>은 신예작가의 참신한 작품이라는 점과 단편 이야기를 모은 책이라는 점에서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안믿음 쿠폰>에는 모두 7가지의 개별적인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야단법석 가출 소동"은 다섯명의 동생을 둔 초등학교 5학년 기준이의 가출이야기 입니다. 두부 공장을 하는 부모님 때문에 장남이라는 이유로 늘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기준이는 불만에 차서 가방과 돼지 저금통을 들고 가출하게 되지만 결국 엄마 생각에 가족들 양말을 사들고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가장 친밀한 사이라 가끔은 말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믿음으로 지켜오는 사이가 가족이 아닌가 싶어요. 비록 짧은 가출이었지만 기준이도 그 사랑을 깨달은것 같네요.

"그린맨의 찢어진 슈퍼타이즈"는 지구 환경을 지키는 만화 주인공 그린맨이 준오 아빠의 세탁소에 찢어진 슈퍼타이즈를 수선하러 왔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린맨이 에코에너지를 만들수 있도록 아이들은 신문지와 빈병을 모아주지만 사실 이것은 사람들이 안쓰는 신문이나 빈병, 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하는 이웃 할아버지의 병원비를 도와주기 위한 준오의 거짓말이었어요. 비록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방영되는 그린맨과는 그 모습이 달랐지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생각하고, 우리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진정한 그린맨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답니다...

"초원을 찾아서"는 몽골에서 온 새엄마 이야기입니다. 아빠와 단둘이 살던 성연이는 눈 깜짝할 새 치러진 아빠의 결혼이 그리 달갑지도 않고,결혼후 달라진 아빠의 모습에 서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촌스럽게 느껴지는 붉은 얼굴의  몽골 아줌마에게서 점차 엄마의 자리를 느끼며 한 가족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요즘은 다문화 가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그들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몽골에서 온 새엄마와 성연이가 한 가족이 되는 뭉클한 이야기를 보면서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데 있어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안믿음 쿠폰"은 쿠폰을 남발하는 아이 믿음이의 이야기 입니다. 믿음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귀찮고 손해보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해서 믿음을 잃어버린 믿음이입니다. 뒤늦게 친구를 통해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감정을 이용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고개숙이게 되지만, 앞으로는 잘못한 것을 갚아나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지요. "안믿음 쿠폰"은 우리도 혹시 믿음이처럼 믿음을 잃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평소 어떻게 대해왔는지 뒤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우주 최강 문제아"는 엄마가 시키는 것을 하지 않고 엄마가 싫어할 만한 짓을 골라서 하여 '우주 최강 문제아'가 되길 바라는 준우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공부도 곧잘 하던 준우가 이렇게 된 것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친구 윤재를 사귀지 못하게 하는 엄마 때문입니다. 하지만 준우 짝의 엄마 또한 매일 놀기만 하고 공부도 안 해서 반에서 제일가는 문제아가 된 준우와 사귀지 말라고 했다는 말에 준우 엄마는 마음의 변화를 가지게 됩니다. 준우의 작전이 성공한 셈이죠. 우리는 가끔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의 친구 사귐에도 관여를 하게 됩니다. 준우의 엄마는 '내 아이는 더 좋은 친구를 사귀었으면...' 하고 바라는 일반적인 부모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볼 때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품보다 주변 환경을 먼저 보는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따끔하게 지적하는 멋진 이야기였어요~

"춤추는 거짓말"은 친구도 거의 없고 형제도 없는 민채가 추첨권으로 받게 된 선물 '솔직한 안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에피소드입니다. 솔직한 안경을 쓰면 목적을 달성할때까지 절대 벗겨지지 않고, 상대방의 거짓말이 다 보이고, 본인이 거짓말을 하면 춤을 추게 됩니다. 민채는 이 안경으로 반 아이들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실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자신이 먼저 친구들에게 진심을 보이면 친구들도 자신을 알아줄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가끔 자신을 위해서, 또는 상대방을 위해서 거짓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람간에 진심어린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있네요. 

"담벼락에 그린 마음"은 엄마를 닮은 어느 아줌마의 집 담벼락에 밤마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엄마와의 추억을 그림으로 그려넣는 아이 연우와 매일 아침 그 그림을 지우는 아줌마의 생각을 담은 이야기랍니다. 미술을 전공한 아줌마에게서 앞으로 그림을 배우기로 하면서 연우는 마음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게 된답니다.

<안믿음 쿠폰>에 나오는 7가지의 이야기는 초등 고학년을 주인공으로 하였다는 것 이외에도 사람과 사람간의 마음을 전하는 따스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친구간의 이야기, 부모와 자식간의 이야기, 이웃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노력에 더욱 재미와 감동이 느껴지는것 같았어요. 완벽하지 않은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었지만 그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그런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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