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지도 지리 이야기
디딤 지음, 서영철 그림 / 삼양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너무나 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각종 기계들의 발달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몇글자 올리기만 하면 내가 보고 싶은 곳의 지도가 모니터에 나타나고, 3D 형식으로까지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거기다 네비게이션에는 목적지만 입력하면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정보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집에 몇권씩 가지고 있던 지도책은 점차 사라지고 있고, 그나마 종이로 된 지도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간히 만나볼 수가 있는것 같아요. 그러나 제가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어정쩡한 나이를 먹어서일까요? 기계의 문명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은 고스란히 누리면서, 가끔은 종이 지도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그리움마저 생길때가 있네요. 오늘 지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만나게 된 책 한권... 바로 삼양미디어 출판사에서 출간된 따끈한 신간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지도 지리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세계의 역사와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작가들의 모임인 '디딤'에서 편저한 책이예요.
책 제목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과연 세계 지도에 대한 주제로 책 한권에 실릴만한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고, 학창시절 '사회과부도'와 '지리 수업' 시간이 생각나면서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살짝 있었어요. 그런데 책을 받자마자 하루만에 읽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인해 이번에 지도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지도 지리 이야기>는 3 part로 구성되어 있구요. 그 속에서 다시 주제별로 14 chapter로 나뉘어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part 1 '지도 탄생의 미스터리' 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지도에 대한 일반적이고 단순한 상식에서 벗어나 조금 다르게 바라보고 있구요. 지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관념이나 사상도 살펴볼 수 있었답니다.
part 2 '한눈에 보는 세계지도의 역사' 에서는 고대에서부터 중세와 근세의 대항해 시대, 제국주의 시대, 그리고 근대와 현대로 이어지는 지도 제작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어요.
part 1과 part 2가 지도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part 3에서는 지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part 3 '재미있는 세계 지리 이야기' 에서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남극, 북극... 이렇게 지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미스터리한 현상과 함께 재미있고 특이한 역사까지 알려주고 있답니다.
지금 우리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세계 지도는 1569년 메르카토르가 고안한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제작한 것이지만 극지방으로 갈수록 면적이 심하게 확대되면서 왜곡되어 나타난다는 단점이 있구요. 자신이 사는 곳을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로 아시아나 유럽을 세계 중심으로 놓은 지도를 만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남반구가 위쪽에 그려진 이색적인 지도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유럽의 강대국에 의해 편의대로 인위적으로 설정한 아프리카의 국경선으로 인해 그치지 않는 분쟁이 일어나는 '아프리카 대륙'이나, 종교적인 갈등으로 국경선이 없을뿐만 아니라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의 원인이 된 '카슈미르' 등을 보면서 지도의 작은 선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기도 하였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과 일본 간의 영유권 분쟁이 일고 있는 '독도'에 대해서 독도 영유권을 뒷받침 할 18세기 자료 <강원도도>를 만날수 있어서 넘 반가웠어요. 그 외에도 상상속의 세계지도, 탈옥을 위해 만든 지도, 앤디 워홀이 그린 군사지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지도와 가장 작은 지도도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었답니다.
이 책에서 "지도는 시대의 종교, 역사, 정치를 이해하는 나침반이자,과거의 갈피 속으로 사라진 역사를 읽어 내는 망원경이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곳곳의 새로움을 탐구하는 현미경이다" 라고 표현하였더라구요. 이 글을 보면서 정말 지도에 대해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생각되었어요. 지금까지는 그냥 단순히 지도를 하나의 이용 도구로만 생각했었는데, 지도 속에 담긴 여러가지 의미와 함께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지도의 역사도 발전하고 변하는 모습을 살펴보면서 조금 더 새롭게 숨겨진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 같구요. 앞으로 또 어떠한 발전을 가져다 줄 지 기대도 됩니다.
딸아이의 방에는 1500pc 퍼즐로 만든 지도 하나가 액자에 걸려있답니다. 옛스런 느낌이 나는 지도가 참 예쁘고 독특해서 구입한 퍼즐지도인데, 혹시나 싶어서 이번에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지도 지리 이야기>에서 꼼꼼히 살펴보았어요. 그런데 벨기에 출신의 '아브라함 오르텔리우스'의 <세계의 무대>와 거의 흡사하더라구요. 1570년에 출간된 <세계의 무대>는 완벽한 지도는 아니지만 5대양 6대주를 제대로 담은 최초의 현대식 지도라고 합니다...^^ 프톨레마이우스의 <지리학>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지도제작술이 발달하면서 15세기 후반부터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향해 꿈을 꾸고 대모험을 시작한것처럼, 제 딸도 넓은 세상을 그린 세계 지도를 보면서 도전 정신을 가지고 큰 꿈을 키워나갔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