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야
샬롯 졸로토 지음, 서애경 옮김, 애니타 로벨 그림 / 사계절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사계절출판사에서 출간된 '사계절 그림책' 시리즈
37번째 이야기 <우리 엄마야> 입니다.
<우리 엄마야>는 어린이책 분야에서 높은 명성을 얻어
작가의 이름을 딴 '샬롯 졸로토 상'이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한
바로 그 그림책 작가 '샬롯 졸로토'가 글을 썼구요.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이 인상적인 '애니타 로벨'의 그림이
어우러진 아주 서정적인 느낌의 책이랍니다.

두 작가 모두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워낙 유명한 작가들이어서 꼭 보고 싶은 책이기도 하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얼마전 <안나의 빨간 외투>로 '애니타 로벨'의 작품을
기분좋게 만난적 있어서 <우리 엄마야>도 무척 기대가 되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라는 표현을 참 많이 사용합니다.
외국인들이 들을때 참 이해하기 힘든 말이기도 하지만
서로 나누고 함께 하는 우리의 정서에는 참 잘 어울리는 말인것 같아요.
'우리 엄마'라는 표현도 그 중 하나겠지요.
'내 엄마'라는 말 보다는 '우리 엄마'라는 표현에서
웬지 더 따스하고 소중한 느낌이 드는것 같다고나 할까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람 '우리 엄마'

아기 침대에서 방긋 웃고 있는 아기, 인형을 끌고 가는 곱슬머리 꼬마,
쪼글한 바지를 입은 말괄량이 여자애,  남자 친구들과 웃고 있는 아가씨,
졸업 가운을 입은 대학생, 웨딩드레스를 입은 예쁜 신부,
아빠 팔에 안긴 새색시, 배가 뚱뚱한 아줌마...
이 모두가 사진에 담긴 우리 엄마의 모습이랍니다~

한 여자 아이가 집 안 이곳 저곳에 놓여진 액자속 사진을 들여다 봅니다.
한 페이지에는 사진을 보는 여자아이의 뒷모습을
마치 흑백에 가까운 어둡고 차분한 색상으로 작게 표현하고 있구요.
다른 페이지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사진속 주인공의 모습을
화려하면서도 밝고 따스한 색상으로 크게 보여주고 있어요.
 대조적인 두 그림을 통해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만들고 있어요.
이 모든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과
인형을 안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바라보는 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해서
엄마와 딸의 관계를 고리로 연결해주는 것 같았어요~ 

 
 

책을 보는 딸아이의 모습이랍니다.
예전에 어떤 낯선 꼬마가 저한테 안겼을때
우리 딸이 울먹이며 "우리 엄마야~"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우리 엄마야>라는 책 제목을 보면서 그때 기억이 떠오르네요.

요즘이야 기술의 발달로 카메라 또한 점점 발전하고 있지요.
집집마다 카메라 한대 정도는 모두 가지고 있을 뿐만아니라
핸드폰에도 화질 좋은 카메라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어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진을 찍을수 있게 된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넘쳐나는 사진들로 주체할수 없을 지경이라 할까...
원하는대로 찍거나 지울수 있고 수정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가끔은 카메라가 귀하던 옛 어릴적 시절이나,
한번밖에 찍을 수 없었던 필름카메라 시대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의 제 딸아이 만하던 시절...
전 그때 처음으로 엄마의 옛 사진 두 장을 보게 되었어요.
빛바랜 흑백 사진은 할머니와 이모가 함께 찍은 사진과
엄마와 아빠의 신혼여행 사진이었답니다.
그때 처음으로 엄마도 젊은 시절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구요.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단 두장밖에 볼 수 없어서
어린 마음에도 많이 아쉬웠고, 지금도 그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오늘 <우리 엄마야> 책을 읽으면서 딸아이와
제 이야기에 대해서도 나누게 되어 참 뜻깊었던것 같아요.
제가 어릴적 그랬던것처럼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
엄마도 아기적 모습이 있었고, 아이였던 적이 있었고,
어린이와 소녀로 자라서 아가씨가 되고, 마침내
지금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나이가 더 들면
지금의 할머니처럼 엄마 또한 할머니가 되어 갈 거라는 것을
아이에게 이해시켜 줄 수 있었던 시간이었구요.
딸아이도 조금씩 자라면서 저의 모습을 밟아갈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해 줄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딸아이가 묻습니다... "엄마, 엄마는 꿈이 뭐였어?"
내 꿈이 뭐였더라... 엄마로 살아가다 보니 이젠
어릴적 꿈조차 잊고 살았는지 선뜻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게 되네요.
그때 "난, 엄마처럼 엄마가 되는 것이 꿈이야..."
라고 딸아이가 웃으며 말하네요...^^

제 엄마가 그랬듯, 저 또한 엄마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제 딸아이가 제 발자취를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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