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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 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 준비된 부모를 위한 성교육 Q & A
김백애라.정정희 지음, 한국성폭력상담소 엮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들이 그러하듯 저 또한 7살난 딸아이를 둔 엄마로서 가끔은 마음이 무겁고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한번씩 뉴스에서 어린이와 관련된. 특히 성에 관련된 사건과 사고를 접할때면 더욱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것 같아요. 더군다나 가해자든, 피해자든 사건에 관련된 아이들의 나이가 점점 어려진다는 사실은 부모로서 더이상 방관만 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네요.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도 요즘 아이들이 성에 관해 얼만큼 조숙한지 알고, 우리 아이에게 바람직한 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만나보게 된 책 한권... 바로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입니다.
이 책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기획하고, '김백애라'와 '정정희' 씨가 지은 책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어요. 작년부터 문학동네 온라인 카페에서 '성깔 있는 성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성교육에 대한 고민들을 이야기 나눈 것을 저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그때 다루어진 질문과 덧글, 대화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책이랍니다. 전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들러 성에 대한 인식과 다양한 대화법을 배우기도 하며 간간히 접해 보았던지라, 책으로 만난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이 더 반갑고 좋더라구요.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1장. 당신은 어떤 부모인가요?
2장. 성교육을 향한 첫걸음
3장. 우리 안의 고정관념 깨기
4장. 아이에게도 '성'이 있다
5장. 놀이와 폭력 사이
6장. 성폭력에 맞서는 법
이 책에서는 부모 스스로 자신이 어떤 부모인지... 자신의 성 의식을 스스로 점검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성적 호기심을 알아보며 이에 대처하는 방법과 우리 사회의 성 의식,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어린이 성폭력에 대응하는 법까지 알려주고 있어요~ 그리고 부록으로 '성폭력 피해 대처 매뉴얼'과 '전국 성교육.성폭력 관련 대표 상담처'도 만나볼 수 있었답니다.
책을 보면서 참 놀라웠던 사실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이른 시기에 성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성을 접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요즘 아이들이 워낙 일찍 몸이 성장하는 편이라서 초등학교때 빠른 발육만큼이나 성에 대한 인식도 급격하게 변했을 거라고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세상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아직 거기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안되어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랍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답니다.
지난해 유치원에서 아이에게 "위험"을 주제로 발표 준비를 해오라는 숙제를 받은적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랑 위험에 대해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성'에 관련된 다양한 유아책을 접하면서 '요즘은 유치원때부터 이런 교육을 하는구나... 우리때와는 정말 다르네...' 싶은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요. 아이들은 이렇게 유치원을 다니면서 나와 다른 성을 가진 아이를 사귀고 교육을 받으면서 성에 대해 급격하게 눈을 뜨는것 같아요. 가끔씩 저희 딸아이도 성에 관련된 질문을 해서 저를 당황시키기도 하고, 웃게 만들기도 한답니다.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 "엄마, 친구네 엄마와 아빠는 많이 사랑해서 동생이 생겼는데, 엄마와 아빠도 사랑 좀 많이 하면 안돼? 얼른 동생 만들어줘...", "아기들은 엄마 찌찌를 어떻게 먹어?" 이렇게 아직은 가벼운 수준의 질문인데 조금 더 깊은 질문에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고 고민스럽네요... 그런데 이번에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책을 보면서 성교육에는 특별한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가지는 동질감에서 시작된 비슷한 고민을 함께 하면서 앞으로 내 아이에게 부모로서 '성교육'을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습니다.
사람들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대화'가 아닌가 싶어요. '성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네요. 성에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그야말로 '제대로,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부모간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져야 할것 같습니다.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부터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중요하듯, 우리 아이들이 성적인 주체로 자신감을 가지고 잘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 자신의 성의식을 되돌아보고 성을 편하게 느끼는 자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나서 우리 아이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할 듯 싶어요...
성에 대한 아이의 질문에 명확하고 정확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은 아이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망설이거나 외면하기 보다는 어떤 대화로 풀어가야 할지를 가르쳐 주는 책이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부모에게 '성'에 대한 좋은 지침서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