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기사의 성으로 떠나는 모험이야기~ <마법에 걸린 성>

마법에 걸린 성 ㅣ 동화 보물창고 32
엘리자베스 윈스롭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동화 보물창고' 시리즈 32번째 이야기 <마법에 걸린 성>을 만났답니다. 마법이나 성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청소년들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는 테마가 아닌가 싶어요. 특히 거기에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면 그야말로 보는 사람들에게 꿈과 같은 환상적인 재미와 즐거움까지 가져다 주지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판타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처음에 이 책 제목과 그림만을 보고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시시하고 유치한 마법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어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가는줄 모르고 쭈욱 읽어 나가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지, 어떤 식으로 마법을 풀어 나갈지에 대한 궁금증도 잔뜩 들었답니다.

열 살난 주인공 윌리엄은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어렸을적부터 필립스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동생이 있는 고향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할머니의 말을 윌리엄은 받아들일수가 없었답니다. 할머니로부터 마지막 작별선물로 가족의 전통 물건인 '거대한 모형 성과 은빛 기사 인형'을 받게 되었는데, 그날밤 기사 인형은 윌리엄의 손길에 되살아났답니다. 혼자 은빛기사 사이먼경에 대한 비밀을 간직하던 윌리엄은 마침 할머니를 보내지 않고 곁에 두고 싶은 마음에 기사가 가진 마법 토큰을 사용하여 떠나는 할머니를 몰래 인형 크기로 만들어 성에 두게 됩니다. 뒤늦게 후회하게 된 윌리엄은 할머니의 마법을 되돌리기 위해 결국 자신에게도 스스로 마법을 걸어 기사가 사는 성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정문 위에 쓰인 수수께끼의 말에 따라 윌리엄은 종자가 되어 기사와 함께 중세 기사의 빼앗긴 성으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험난한 마법의 숲을 지나다가 은빛기사를 잃어버린 윌리엄은 홀로 모험을 감행하여, 마법사 얼래스터가 장악한 기사의 성에 광대로 들어갑니다. 결국 자신이 가진 장기인 마루운동을 이용하여 메달을 빼앗고,  마법사를 납으로 만들고, 묶였던 다른 마법도 풀게 됩니다. 기사의 성과 마을은 다시 풍요롭게 되살아나고 윌리엄은 필립스 할머니와 현실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책은 학교에 다니며 체조 선수로 활약하는 윌리엄이 10여년간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의 이별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을 기본으로 하고 있구요. 거기에 할머니가 주신 작별선물인 '중세의 성'으로의 모험을 떠나는 판타지 소설이 결합된 형식이예요. 아무래도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서 내용적인 면에서 마법사를 처리하고 마법을 푸는 끝맺음이 조금 단순하게  처리되어 저로서는 조금 아쉽더라구요. 그렇지만 윌리엄이 마법의 숲을 헤쳐나가고, 성을 지키는 용에게 용감하게 맞서고, 오싹하고 두려운 마법사에 당당히 대항하는 모험을 통해서 '전투에서 필요한 무기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구요. 할머니의 이별에서도, 체조 마루운동 연기에서도 '자기안의 두려움을 정복하여 진정으로 용기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 윌리엄의 모습, 그리고 타인을 도울줄 알고 생명을 존중할 줄 아는 윌리엄의 모습 등 여러면에서 배울점이 많아 보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윌리엄처럼 '자신을 믿고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는 모든 어려운 일 앞에 다가선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전 제 딸아이는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수영을 하게 된 원인은 제가 수영을 못해 물을 두려워하는데 딸아이도 저처럼 물을 너무나 무서워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 딸에게만은 그런 마음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일치감치 시작하였지요. 그런데 물에 뜨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자 조금씩 자신감이 붙고 재미도 알아가면서 아이가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의 몸과 마음도 성장해 나가고 있는것을 볼 수 있었어요~ 이처럼 작은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듯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곳곳에는 용기가 필요한 일로 가득하다고 봐요. 그리고 용기있는 자만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법에 걸린 성>은 다양한 쟝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윈스롭'의 작품이랍니다. <마법에 걸린 성>의 속편으로 <성을 둘러싼 전투>도 있더라구요~ 속편에는 어떤 이야기로 펼쳐질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