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부자들이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함부로 대하는지에 대해 분노했다. 그러나 몸이 불타오르는 아이들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에서 통쾌하했다. 티모시까지 뷸타올랐을때 그제야 메디슨이 괜찮아보였다.
이상하게 취급받는 아이들을 지키는 릴리언이 있다. 아이들이 릴리언을 지키고 있다. 이런 가족이야기가 좋다. 세상을 살아갈 힘이 주는 책이다. 각자의 불을 잘 지켜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책이다.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었다. 맙소사, 너무 큰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집에서 나왔고 나는 무엇인지 모를 그다음 것을 향해 아이들을 이끌고 갔다. 공을 베시에게 주었고 베시는인도 위에서 심장박동처럼 고른 소리를 내며 공을 튀겼다.
베시는 나를 믿었다. 내가 자기들을 원한다는 것, 내가 언제까지고 자기들을 돌보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나도 베시를 믿기로 했다. 이게 사실이라고 결정을 내렸다. 그게 아주 작은 불이었다. 나느 그 불을 지킬 것이다. 그 불이 나를 따뜻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영원히,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이가.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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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실 각자 자기 일 하는 것 같아도 옆 사람 힘빌려서 하는 거거든요. 옆에서 에너지 안 내주면 영 기계적이 되고 그러잖아요."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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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미시즈 윌슨이 아니었다면 어머니는 결국 그곳에 가고 말았을 것이다. 더 옛날이었다면, 펄롱이 구하고 있는 이가 자기 어머니였을 수도 있었다. 이걸 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
펄롱이 어떻게 되었을지,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 P120

 자기 집으로 가는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 P121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석탄 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그 아이가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 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젖이 새서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 P99

"이름을 이어갈 아들이 없다는 거요."
수녀원장이 심각하게 말했지만 펄롱은 그런 말을 오래전부터 늘 들어와서 익숙했다. 펄롱은 몸을 살짝 뻗으며 신발끝을 반들거리는 놋쇠 벽난로 펜더에 댔다.
"저는 제 어머니 이름을 물려받았는데요. 그래서 안 좋았던 건 전혀 없습니다."
"그랬나요?"
"딸이라고 섭섭할 이유가 있나요?" 펄롱은 말을 이었다.
"우리 어머니도 딸이었죠. 감히 말씀드리지만 원장님도, 또원장님 식구, 제 식구들도 전부 마찬가지고요."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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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때는 다리가 있으나 없으나 어디를 갈 수 없는 건•매한가지다. 어른이라는 벽이 둘러싸고 있으니까. 우리곁에 균열이 나지 않은 어른은 없다. 그러니 불안하지 않은 아이도 없다. 지금 목격하는 저 삶의 풍랑이 자신의 것이 될까 긴장했고 그러면서도 결국 자기를 둘러싼 어른들이 세파에 휩쓸려 사라질까봐 두려웠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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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자체

젊구나. 그는 손바닥으로 천천히 종이를 쓸며 탄식하듯 내뱉었다.
젊고 아름답구나.
나는......
그는 다시 여자 쪽을 보며 울먹이듯 중얼거렸다.
"나는, 나도......"
"사람을 죽이려고 태어나지 않았지."
말하면서, 그는 처참한 마음으로 깨달았다. 아들에게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그것이었다는 것을. - P186

나는 가엾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
위험하게 살았고 결국 그 위험을 피하지 못해 다리 하나를잃었지만 그것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그녀는 하고싶었다. - P35

아이를 어엿한 어른으로 키워낼 용기가 부족해서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의사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상으로 건너와 하나의 삶을 일군다는 건 행복과는 무관할 때가 많고 성공의 순간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오래된 생각이었다. 그의 부정적인 생각을 들은 민영은 이렇게 대답했다. 지유의 삶을 미리 재단하지 말라고, 지유는 살면서 사랑하고 웃고마냥 편안한 나날도 맞을 것이며 온몸을 전율하게 하는 다양한 감각의 순간도 경험하게 되리란 걸 기억하라고.  - P16

나스차와 리디아, 당신들의 집으로 편히 오세요. - P191

 알마를 살린 장 베른의 악보와 권은을 방에서 나오게 한 카메라는 결국사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둘은 다른 사랑이지만 같은 사랑이기도 하다고, 한 사람에게 수렴되지 않고 마치 프리즘이나 영사기처럼 그 한 사람을 통과해 더 멀리 뻗어나가는 형질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덧붙이면서. - P224

셔터를 누르면 일제히 퍼져나와 피사체를 감싸주는 그 순간이. 그때의 온기가.....
여전히 나를 숨쉬게 해.
지금 네 딸의 속눈썹 아래나 헐겁게 쥔 주먹 안에도 빛이 숨겨져 있겠지.
언젠가 나를 찾아올 거야.
어딘가에서 셔터를 누르는 순간, 카메라 너머 누군가를 감싸주기 위해.
그 사람의 슬픔을 나눠 갖기 위해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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