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소동

엉덩이 소동 ㅣ 엉뚱하게 초등 저학년 이상 읽기 시리즈 2
이진아 지음, 전성순 그림 / 출판놀이 / 2021년 1월

온라인으로 아이 책을 살펴보고 우리 아이가 재미있어 할 것 같은 한 권을 골라 신청했다.

총 다섯편의 이야기가 한 권에 실려있는 책이다.

'수상한 선인장' 소개를 보며 내 아이의 바른 언어 습관을 기대했고, '안녕, 별' 소개를 보며 감정이 일렁였다.

책에 들어 있는 '엉덩이, 방구, 똥'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아이에게 큰 웃음을 주리라 기대했다.

'수상한 선인장'을 읽으면서는 내가 뜨끔했다.

호랑이 박사가 아이들의 말을 무시했다가 봉변을 당하는 장면 때문이었다.

'메이리 엄마'를 읽을 땐 가슴이 뭉클했다.

'봄날의 크리스마스'를 읽을 땐 내 아이도 친구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랐다.

아이는 이 책을 재미있게 봤다.

딸 아이의 독서 아웃풋은 즉각적이지 않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뜬금없는 아웃풋이 나오는 경향이 많다.

이 책을 읽어준지는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아웃풋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즉각적인 아웃풋이 하나 나왔다.

바로 거꾸로 놓아 흔들리는 목침 위에 풍선을 들고 올라가 흔들거리며 풍선을 냅다 위로 던진 것이다.

별을 하늘로 보내줘야 한다며,

동물 친구들이 별을 하늘로 돌려 보내기 위해 널뛰기를 타는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모습을 보면 책 읽어준 내가 참으로 뿌듯하다.

책은 아이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해주는 귀한 존재다.

내가 직접 읽고 고른 것이 아니라 (온라인 상으로 책 소개만 보고 고른 것이라)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

막상 책을 받아 읽어줘보니, 지면에 그림이 없고 글자만 가득한 곳이 곳곳에 분포해 있는 것이었다!!!!!!!!!

오, 이런! 딸은 지금 6세인데 6세의 한글 수준보다 높은 책을 고른 것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잘 읽어줬고, 딸도 잘 들어줬다.

아이는 다음 페이지를 넘겨 그림을 보려고 애쓰며 책 이야기를 들었다.

8세 아이라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당장 그림이 나오지 않아도, 글만 읽으면서도 장면이 상상 가능하고,

펼쳐진 두 페이지가 글자 하나 없이 그림만 있어도 앞의 내용을 복기하고 뒷 내용을 상상하면서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다섯편이 이야기가 수록됐고, 총 백여페이지 정도 된다.

6세 딸아이는 두세편 정도를 연달아서 읽어줘도 무난했다.

아이의 책 읽는 수준이 높아진 것을 느낄 때, 아이가 많이 컸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자고로 아이들의 책이란 소장하고 있으면 시시때때로 마르고 닳도록 읽게 되는 재미가 있는 법.

이 책도 조만간 그런 재미를 안겨주리라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