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고코로] 발음하기도 어려운 단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니 더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나"라는 존재가 담담히 자신에게 어느 날 문득 닥쳐온 불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의 소설이다.지에라는 여자를 만난 앞으로 행복할 일만 있을 것 같았던 나 료스케. 부모님과 동생에게 지에를 소개시키고 난 이후 홀연히 지에가 실종됐다. 아무런 자취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건강하시던 아버지는 췌장암 말기이고, 어머니는 허무하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병안이 걱정되어 아버지집에 간 어느 날. 아버지는 집에 안 계시고 방 안에서 낯선 상자를 하나 발견했다. 어떤 물건들이 들어 있나 호기심으로 열어 보았던 그 상자에 갈색봉투 하나와 여자핸드백. 그리고 젊은 여자머리 타래가 들어 있다. 또한 갈색 봉투 속에는 4권의 노우트가 숫자가 매겨져서 들어 있다. 이져 료스케는 그것에 정신이 팔려 읽게되고, 어렴풋이 어려서에 일이 내리를 스친다. 내 어머니가 바뀐것 같은 느낌..노우트 속에 적혀 있는 이야기는 한 마디로 살인고백. 스스로 인지하고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 하고 죄의식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했던 사람. 과연 이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 노우트를 아버지는 왜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나 료스케에게 다가오는 불안한 느낌. 그리고 소설속 이야기는 점점 절정으로 흘러가 독자로 하여금 단번에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한다. 또한 이 소설을 보면서 운명이란 인연이란 사전에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내가 모르는 냐 미래도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철학같은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서평이나 리뷰를 쓸 때 어떤 책은 읽었는데 도대제 무슨 내용을 어찌 써야하나 하는 책이 있다. [끌림ㅡ세라 워터스] 바로 이 책이 내게는 그런 책이다. 도무지 무엇을 어떻게 적어야 할 지 모르겠는 책. 거기다 앞부분에서는 아주 헤갈렸다. 누가누가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몰라서. 그런데. 자세히 보니 년도와 날짜로만 되어 있는 줄 알았던 것이 알파벳의 첫자를 적어 놓아 한 장면은 마거릿 프라이어의 일기이고 또다른 한 장은 셀리나 도스의 일기가 순차적으로 적혀 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에게 친절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절망속에서 자살을 시도했던 프라이어양. 그녀에게는 동생도 있고 엄마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의지할 곳 없고, 아주 외로우며 우울한 노처녀이며, 어느 날 아버지 친구분의 도움으로 밀뱅크 감옥에서 자원봉사 차원으로 여자 죄수들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이야기를 들거주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다. 그곳에서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은 셀리나 도스를 보게 된다.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즉 물도 흙도 영양분도 없는 감방안에서 제비꽃 한 송이를 들고 멍하니 앉아 있는 셀리나 도스. 그녀는 살인아닌 살인죄. 상해죄를 갖고 감방에 들어와 있으며, 영혼을 볼 수 있고 만난다는 영매란다. 과연 이것이 진실일까?!셀리나 도스가 본다는 셀리나 도스 그녀에게 온다는 영혼이라는 피터 퀵. 그 영혼은 진실일까?! 어떤 트릭들이 이들에게 숨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제대로 된 정신으로 지내고 있지 않은 미성숙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마거릿 프라이어에게 쉽게 접근한 것은 아닐까?! 제대로 된 정신을 붙잡고 있지 않으니 영매라는 것을 믿었던 것은 아닐까? 또한 사랑한다는 이유로 잔인하게 구는 그녀의 엄마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다른 것으로 표출된 것은 아닐까나?
[그 남자네 집]은 박완서 작가의 딸인 호원숙씨가 어머니 타계 10주년을 맞아 쓴 추모 에세이라는데, 왠지 나에게는 박완서 작가님께서 지금 살아 계시면서 방금 낸 책을 읽는 느낌이다. 그만큼 글의 생생함이 전해지고 인물들의 묘사가 지금 바로 옆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내 이웃의 모습이랑 별반 다르지 않게 전해주는 듯 하다.1960~70년대 전쟁이후 우리나라의 모습들. 그리고 그 속에서 전쟁과 가난 속에서 힘겹고 어렵게 살아 왔던 우리 부모 세대들을 보고 있는 듯 하다. 그 때는 집집마다 다 가난했는데 어쩜 그리도 자식들을 많이 낳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전쟁으로 잃어 버린 부모, 형제가 그립고 생각나서, 또 확 줄어버린 인구수를 늘리기 위해서 그리도 자식들을 많이 낳았던 것일까?! 그래서 맨 위에 있는 장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자신의 꿈도 희망도 저당 잡히고 희생했던 것일까?! 참으로 불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사랑 보다는 내게 닥친 현실의 무게에 더 힘을 들였던 것일까?! 그 남자네 집은 작가에게 첫사랑이면서 이룰 수 없어 더 애틋한 그리움, 추억인 듯 하다. 안 쓰럽고 착잡한 마음.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위해 무모하게 자신의 삶을 던져버리지 못 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의 무게가 더 무거운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니 이루지 못 한 사랑에 대해 애절함이 묻어나는 것 같다.또한 이것이 소설이 아니라 아침 드라마쯤 되었다면 이미 타락한 여자, 주부, 부인, 엄마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겠다. 그만큼 이성적인 것 보다는 시대가 그가 속한 세상이 한 마디로 먹고 살기 바쁜 삶이라 그런 것 같다.
처음 한 200페이지쯤 까지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인지? 도무지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어 책 띠지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를 왜 언급하고 있는지 너무너무 궁금했어요. 하지만, 이제 책을 다 읽고 난 이 시점에서는 알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어린 열세살 소년 엘리의 파란마장한 소년시대를 이야기 해 주는 소설로 어찌보면 엘리 주변에 제대로 된 어른이 하나도 없는 듯 하다. 가족과 따로 떨어져 술 마시기와 책읽기만으로 시간을 보내는 아빠. 마약을 파는 남자랑 살면서 마약에 취해사는 엄마. 아빠가 낸 자동차 사고로 여섯살 이후 말을 하지 않는 형 오거스트. 가끔 주말이면 엄마랑 새아빠의 부탁으로 형과 엘리를 돌봐 주는 전직 유명한 탈옥수 베이비시터 슬림할아버지. 이런 주변 인물들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고 관찰력이 뛰어나며,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인 엘리. 우주를 삼킨 소년 엘리를 보면 우리 인간들에게 주어진 인생은 누군가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 스스로가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깊이 생각하면서 개척해 가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자신의 꿈을 향해.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또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할때도 남들이 그 사람을 어찌 생각한다는 사전의 지식으로 편견을 가지고 판단하고 보는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느낌데로 상대방을 보는 것이다. 즉 엘리처럼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님 어떤 사람이 나쁜사람인지? 평가하는 기준. 엘리 스스로는 세세한 일들로 그들을 평가한다. 그들과의 추억으로. 그들이 자기에 이름을 얼마나 불러주었는가 하는 횟수로.. 엘리 정말로 위대하고 특별한 아이이다. 마약운반책을 하다 두목 몰래 딴주머니를 찼던 새아빠로 인해서 엄마와 엘리 형 오거스트의 인생이 송두리째 엉망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오고,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아픔을 겪게 되지만 그래도 형과 함께 의지하면서 모든 것을 받아드리고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엘리. 그런 엘리의 행동거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행동들. 그건 어쩜 진심으로 친구가 되어 준 슬림할아버지덕은 아닐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해주고 들어주고 진심으로 한 인간으로 대해주는 그런 어른. 엘리 옆에 그런 어른이 한 분이라도 있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며,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용감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엘리처럼..
아주 예리한 추리와 진짜로 시민들을 위한 관전둬 라는 경찰의 일생일대기를 보여주는 소설로 총 6편으로 이야기가 나누어져 있는데 어찌보면 서로 연결된 것 같고 또 어찌보면 서로 아주 다른 사건 인듯 한 것이 한 미디로 단편같은 장편인 소설이다. 1967년부터 2013년에 걸쳐 일어난 사건들이 6편의 이야기로 현재에서 부터 과거로 돌아가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으며, 홍콩경찰들의 모습, 홍콩 사회의 변화 등을 잘 묘사해서 비추어 주고 있다. 오랜 경찰 생활을 하다 암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관전둬. 그는 침대에 누워 아무말도 하지 못 하고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못 하며 오직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관전둬 그에게 오랜 가르침을 받고 이제는 관전둬 같은 여리한 추리력을 기지고 있는 후배 뤄샤오밍. 이제 그는 사람의 생명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말할 수 없이 관찰력이 뛰어나고 세상 정직한 사부 관전둬의 힘을 빌려 한 집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첫 시작으로 여기에는 뭔가 트릭이 숨어 있는 살인사건으로 책을 읽는 독자 스스로도 함께 사건 해결을 위해 추리를 해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꼭 텔레비뎐 등에서 보던 김전일이나 멘탈리스트 등이 생각난다. "흑과백 사이의 진실"에서는 한 집안의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하고, "죄수의 도의"에서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건 한 소녀의 복수를 도우는 사건이며, "가장 긴 하루"에서는 관전둬의 경찰인생 32년을 정년퇴직하는 날 감옥에서 탈옥한 탈옥수의 사건이며, "데미스의 천칭"에서는 범인을 잡고 나쁜 놈들을 잡아야 하는 경찰이 더 나쁜 인간인 사건을 "빌려온 공간"에서는 경찰의 부패와 연결된 한 아이의 납치사건을 "빌려온 시간"에서는 관전둬가 아주 젊었을때 어떤 경찰이었는지른 보여주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