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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8월
평점 :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분자로 구성되어 있어서
결국 사라지지 않고 수억만 년을 지구에 머물러왔다.
그렇게 카이사르가 죽을 때 그의 폐에서
대기로 뿜어져 나온 숨은
수천 년의 역사 동안 지구의 대기에 남아
우리 주변을 둘러싼 공기에 섞여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코를 통해 폐로 들어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내가 소설을 읽고 있는지 과학 책을 읽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로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진짜 태어나서 읽은 과학 관련 서적 중에 최고로 재밌는 책인 거 같아요. 심지어 이 책을 읽으면서 넷플리스나 할리우드가 부러워지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서방세계에서 일어난 과학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 쪽 영화 관계자들이 영화화 시키기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해 보였거든요.
원소는 온도와 압력에 의해 고체, 액체, 기체 이 세 가지의 형태로 모두 변화가 가능합니다. 그리서 이 책은 기체로 시작해서 물리학까지 원소들을 발견하고 실험에 응용함으로써 가져온 과학적 발견들을 다룹니다.

1. 인류를 식량위기에서 구한 과학자가 독일의 무시무시한 화학전의 창시자이다.
현대 농사에서 주로 사용되는 화학비료는 결국 공기를 집요하게 연구하던 독일 과학자 하버에 의해 발명되었는데요 그는 후에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에서 유럽의 군인들에게 엄청난 공포심을 안겨주었던 독가스를 개발합니다.
2. 새똥 때문에 식민지 전쟁이 시작되었다.
화학비료가 발명되기 전에는 새똥이 주 비료원이었기 때문에 새똥이 많은 동남아시아 등 사람이 적은 곳의 땅에 쌓인 새똥 무덤을 차지하기 위해 강국들이 각축을 벌였다고 하네요.
3. 마취제를 발명하기 위해 소와 함께 생활하는 실험을 강행했다.
마취제의 발명 전에 외과의사는 선호되는 직업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수술을 받는 사람이 고통을 느끼는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하기 위해 역시나 그 당시에도 빠른 손이 필요했지만 수술 과정의 고통으로 외과의사들도 많이 사망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역시 엉뚱한 실험을 계속하던 과학자에 의해 마취제가 발명되었고 지금은 외과의사가 무척 존경받는 직업이 되었습니다.
4. 과학자들은 목숨을 잃어가는 과정조차 실험화 시키려고 했다.
위 스샷의 사건에 등장하는 라부아지에는 질량보존의 법칙을 발명한 엄청난 화학자입니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 대혁명 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인간의 뇌에는 심장 펌프가 뿜어내는 혈액을 통해서 산소가 공급되는데요. 심장과 뇌가 끊어지더라도 몇 초간은 뇌에 산소가 남아있을 거기 때문에 얼마큼 뇌가 살아있을지 실험해 본 거죠.
라부아지에 말고도 방사선을 연구했던 과학자들도 본인들이 피복된 후에 방사능 수치를 재보고 과학적인 기록을 남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서히 죽어갈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암세포 발전 시기, 혈소판 수치 등 많은 것들을 수치화해서 남겨놓죠.
5. 알프레드 노벨에게 세를 주는 건물주가 없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했고 노벨상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은 말 그대로 폭발물을 발명한 과학자이기 때문에 실험을 하면서 건물을 자꾸 날리거나 부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에게 세를 주는 건물주가 없었고 결국 노벨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폭발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폭발 실험을 한 뒤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들을 피해 도망 다니곤 했다네요.
이 책에서 보면 대부분 엉뚱한 거에 호기심을 가지다 인류에 엄청난 영향을 가지는 발견 또는 발명을 한 과학자들이 수두룩합니다. 혹시 여러분의 자녀나 형제가 엉뚱한데 자꾸 관심을 기울인다면 한심한 시선이 아니라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

책의 뒷부분은 핵실험에 관련된 내용이 많았는데요. 핵실험 또는 방사선의 위험성은 일회적인 폭발이 가져오는 파괴력이 아니라 잔존하는 방사능이 수십 년에 걸쳐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에서 핵실험을 자주 했던 지역의 앞바다에는 물고기들이 스스로 엑스레이를 찍을 정도로 (잡아서 판에 올려놓으면 엑스레이를 찍은 것처럼 판에 모양이 생겼다고 합니다.) 방사능에 오염이 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공기를 타고 날라온 폭발물의 낙진 조차 수십 년간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당시 그 공기를 들이마셨던 아이들은 20대를 넘게 생존하지 못했다고 해요. 20세나 10대 후반에 암에 걸리거나 서서히 병에 걸려 죽어갔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과학실험은 돈 많은 괴짜 과학자들이 또는 후원을 받은 과학자들이 집에다 실험실을 차리거나 해서 실험을 했지만 2차 세계대전부터는 연구의 양상도 달라져서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로 과학실험을 강행합니다. 심지어 미국에선 마을 하나를 실험을 위해 건설하기도 했다네요.
호기심 많은 어린이, 어른이 등 과학 말고도 이야기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정말 재밌게 읽을만한 책이에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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