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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죄책 - 일본 군국주의 전범들을 분석한 정신과 의사의 심층 보고서
노다 마사아키 지음, 서혜영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8월
평점 :

이 책은 일본에도 전범이라는 인식과
지금의 정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일본인들은 전쟁에 대한 피해자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실제로는
전쟁에 의해 죽음으로 몰린 전범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전에 왜 일본이 군국주의에 대한
저항이 없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으면, 읽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하는지
나는 무얼 반성해야 하는지 되돌아 보고
책의 내용을 되새김질 하는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본을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부끄러운 존재라고 이야기하는데
저자는 그런 일본인들 전에
일본 사회가 어떠했는지 봐야한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메이지 유신이후
강한 경제적인 이득을 누리게 된
일본 사회는 반성과 슬픔 등
인간으로서 느껴야할 감정이 배제되고
성과주의에 물들었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군인으로서 의사로서
전쟁 부품의 일부로서 순응하던 일본인들은
효율과 성과가 목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냥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는 일본을 비난하지만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다를바 없지 않은 가 생각했습니다.
물질주의

의대에서 4-5년간 배워야 할 기술들은
중국인 한 명을 마루타로 사용해서
그를 마취시켜놓고 절개수술, 봉합수술,
합병증 테스트 등
3-4시간 만에 여기 저기 자르면서
테스트 해보면서 재빠르게 터득했고
군의관들은 전쟁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해야 할
자신들이 습득해야 하는 기술을 배우는 루틴으로
인식했다고 합니다.
그들의 심장, 그들의 흘린 피는 기억해도
그들의 얼굴은 기억하지 못하는
동물 실험의 일부처럼 인식했다고 합니다.
사람을 죽였다는 인식이 없어서
태평양 전쟁 후에도
중국인들에게도 의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중국에 남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사람을 죽였다는 인식은
전범 재판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인터뷰하면서
뒤늦게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군들도 극도의 스트레스로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많이 사망했다고 하네요.
일본군은 자국의 군인들에게도
감정이 철저히 배제된 결정들을 하곤 했는데
다른 민족을 인간이 아닌 걸로 인식하도록
훈련 받았던 그들도
군국주의의 부품의 일종으로 사라져 간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재밌게도 인간의 감정을 무시한
또다른 정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장제스가 집권하던 중국 정부의 입장이 나옵니다.
그들은 이성에 호소해서 일본군 포로들을
국제법에 준하여 처우하도록 했습니다.
일본군은 자신들이 죽여야 할 상대가
인간임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데 집중했는데
이 당시의 중국 정부는 난징 대학살을 겪은 후에도
오히려 국제법에 준하여
일본 포로들의 처우를 배려했습니다.
전쟁의 폐허가 된 중국인들은 밥도 잘 못 먹는데
일본군 포로에게는 쌀밥을 배급했고
재판시기까지 살려놓아 재판을 받게 하려고 했습니다.
개인적인 복수심을 억누르고
그들을 잘 대해줄 것을 명령했는데
그로 인해 간수들이 심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상적인 중국을 염원하던 그 당시 정부의
결정이었지요.
개인적인 의견으론
이 때 중국정부가 국제법적으로 일본군을
전범이라는 역사로 남기고 싶은 염원이 너무 강한 나머지
중국인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국인들은 장재스 정부를 버렸으니까요.
정부관료들은 그 당시 미국 유학파나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는데
대다수가 농민이었던 중국인들은
아무 이유없이 학살 당하고 일가족을 잃는걸
눈 앞에 목격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겪었을테니까요.
물론 개인적인 복수를 허용하는 건
옳지 않지만 무조건 이성적인 걸 강요하기 보단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어루만져주는 정책을 했더라면
중국의 현재는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와~ 일본에도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었네." 따위의
감탄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양심적인 것이 당연한 것이니까요.
그 당연함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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